경제계 신년인사회… 문 대통령은 3년 연속 불참
새해를 맞아 민간경제 활력을 높여달라는 재계의 요구에 정부가 “투자를 활성화하고 규제를 혁신하겠다”며 화답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열린 ‘2020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투자 활성화 △규제 혁신 가속화 △디지털 경제 전환 △주력산업 고도화 △포용성 강화를 정부의 5대 집중 과제로 제시했다.
이 총리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민간과 공공에서 100조원의 투자를 이끌고, 예산도 62%를 상반기에 집행할 것”이라며 “AI(인공지능), 바이오, 미래차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디지털 경제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조업의 스마트화, 친환경화, 융복합화 촉진,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주력사업을 고도화하겠다”며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 특구를 더 발전시키고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등 규제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불공정 거래를 없애는 등 포용성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행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난해 정부가 노력했지만 기업인들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며 “규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10대 산업 영역의 규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에 앞서 연단에 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해 우리 경제는 민간 활력이 크게 낮아졌다”며 “새해에는 ‘민간 역동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기회는 우선적으로 수용한다’는 기조로 법과 제도 전반을 정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장 내 기득권과 소극적 행정 탓에 신산업동력이 사그라들고 있다는 지난달 신년인터뷰의 지적사항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박 회장은 “산업을 대하는 근본적인 시각을 바꾸는 수준의 대대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법과 제도의 틀을 바꿔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져야 한국판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산업과 경제활력 입법 과제들은 1월 중에라도 국회를 열어 통과시켜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인사들도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당부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올해 우리 경제가 잘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많이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 측에선 이 총리와 홍 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재계에선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권영수 LG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계에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노동계에선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년 연속 불참했다. 손학규 대표가 덕담에서 “대통령이 4대 기업 총수만 보고 ‘경제가 국가다’라고 말하지 말고, 이런 자리에 와서 기업인들의 사기를 올려주면 얼마나 신나게 일할까 생각한다”고 말하자 좌중에서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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