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덮친 화마로 인해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된 가운데 3일 호주에서 첫 선을 보인 ATP컵에도 비상이 걸렸다.
영국 국영방송 BBC에 따르면 톰 라너 토너먼트 디렉터는 “경기 기간 동안 (산불로부터) 선수들과 팬들, 볼 보이들, 그리고 스태프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조언해줄 수 있게끔 의료진들을 현장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의료진들은 대회 기간 동안 산불 피해 지역과 가장 가까운 시드니의 켄 로즈월 아레나 테니스 경기장 주변 공기 질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ATP컵은 세계남자테니스협회(ATP)가 호주테니스협회와 함께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국가 대항 남자 테니스 토너먼트 대회다. 총 1,500만달러(약 175억원)의 상금을 걸고 12일까지 호주 시드니, 브리즈번, 퍼스 등 세 도시에서 열린다. 참가 24개국 대표 선수들은 6개조(1조에 4개국)로 나뉘어 경기를 펼친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호주 남동부 지역에 발생한 대형 산불이 아직도 잡히지 않으면서 대회 주최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가 3일부터 일주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호주의 산불 사태는 심각하다. 이에 주최측은 서둘러 피해 예방책 마련에 나섰다. 세 경기장 중 시드니에 위치한 켄 로즈웰 아레나 테니스 경기장이 산불 발생 지역과 인접한 탓이다.
선수들도 화재 피해 복구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모든 서브 에이스(서브한 공을 상대가 받지 못해 득점하는 일)가 이뤄질 때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호주 국민들과 지역사회에 100달러씩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회 기간 동안 기부될 총 금액은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로 추정된다.
한편 ATP컵의 첫 승리는 캐나다가 가져갔다. 캐나다는 그리스와의 단식 2경기와 복식 1경기 모두 승리했다. 특히 2019 ATP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2ㆍ그리스ㆍ6위)와 데니스 샤포발로프(21ㆍ캐나다ㆍ15위)의 단식 경기가 관심을 모았다. 샤포발로프는 치치파스를 두 세트 모두 7-6(6), 7-6(4)로 접전 끝에 승리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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