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자인 일본의 다나카 가네(田中力子)씨가 2일 117번째 생일을 맞았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후쿠오카(福岡)시의 한 노인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다나카씨는 이날 둘째 며느리 레이코(禮子ㆍ85)씨가 건넨 꽃을 받고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요양시설에서 나온 생일 식사도 게 눈 감추듯 단숨에 먹었다.
그는 지난해 3월 116세 66일의 나이로 영국 기네스월드레코드로부터 ‘생존한 세계 최고령자’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장수를 축하하기 위해 시설을 방문한 다카시마 소이치로(高島宗一郞) 후쿠오카시장에게 “죽는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고 웃으며 말하는 등 여전히 정정하다.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던 다나카씨는 자신의 생을 회고한 메모를 남겨 두었다. 레이코씨가 보관하고 있는 메모에는 메이지(明治)시대부터 레이와(令和)시대까지 그가 겪은 전쟁과 질병, 가족과의 이별 등 일본 근현대사의 풍경이 담겨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1903년 후쿠오카의 농가에서 9형제 중 일곱째로 태어난 그는 19살에 떡집을 운영하는 한 살 연상의 사촌과 결혼해 장남을 낳았다. 1937년 중일전쟁 발발로 남편과 장남이 징집되자 그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는 “훌쩍훌쩍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몸도 마음도 남자처럼 되어 방아를 찧고 떡메질을 하는 등 뭐든지 할 수 있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후쿠오카의 미군기지에 우동 가게를 내고 차남과 양녀 외에 전사한 친척의 아이 셋까지 키웠다.
1993년 남편과 사별한 다나카씨는 90세 때 백내장, 103세 때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대장암 수술 후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놀랄 만한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한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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