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들이 새해 경영전략을 담은 신년사에서 한 목소리로 인수합병(M&A) 의지를 내비쳤다. 푸르덴셜생명 등 대형매물들이 적지 않은 만큼 입찰 결과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의 자산 순위가 또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농협금융 등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글로벌 경기둔화, 저금리, 대출규제 등 ‘3중고’를 극복할 방안 중 하나로 M&A를 꼽았다. 은행권에 치우쳐 있는 계열사의 수익 비중을 다양화해 위험 분산과 성장동력 마련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역시 “그룹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장ㆍ강화 관점에서 국내와 해외, 금융과 비(非)금융을 아우르는 전략적 M&A를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그룹 체제 2년차를 맞아 전략적 M&A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역시 은행에 치우친 사업 모델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의 가장 큰 관심사는 푸르덴셜 생명이다. 이달 중 매각절차가 개시되는 푸르덴셜 생명은 자산 규모로는 업계 11위지만 총자산이익률(ROA) 2위, 지급여력(RBC)비율 1위인 ‘알짜’ 생보사다.
시장에서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을 강력한 후보로 꼽는다. KB금융은 생보사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왔고, 우리금융 역시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대형 M&A를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리딩금융’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 후 KB금융을 누르고 자산기준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이밖에 KDB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도 시장에 매물이 나와있고, MG손보와 동양생명 등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된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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