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성장
데이비드 필링 지음ㆍ조진서 옮김
이콘 발행ㆍ360쪽ㆍ1만8,000원
‘경제가 성장해야 행복해진다’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국내총생산(GDP)이라는 기존 지표의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GDP 수치가 솟구치면 세상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떨어지면 그렇지 못하다고 여기지만 GDP라는 거울은 현실을 왜곡하는 ‘깨진 거울’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우리 삶과 우리가 실제 체감하는 우리 삶 사이에 왜 큰 차이가 생기는지를 설명하는 게 책의 목적이다.
저자는 묻는다. “당신이 사는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고는 있는데 부자들만 더 부자가 되고 당신은 점점 더 많이 일하지만 생활 수준이 그대로라면 대체 당신에게는 무엇을 위한 성장인가?” 성장 지표가 소득 불평등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성장 숭배가 도착증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저자 지적이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다른 건 전부 희생돼도 할 수 없다는 ‘종교적 맹신’에 우리가 지배되고 있다는 것이다. “끝없는 성장 추구는 자연 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인류를 멸종시킬 것이다. 경제학에서만 끝없는 확장이 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생물학에서는 같은 현상을 ‘암’이라 부른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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