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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우의 Biz잠망경] ‘총수자리 며느리보다 딸에게’ 엄마 이명희의 마음

입력
2020.01.02 17:41
수정
2020.01.0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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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 언론인 출신으로 홍보전문가 고문을 지냈던 L씨 주목

그룹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L씨의 행위는 ‘조원태 회장 흔들기’로

이명희 고문이 현정은 회장처럼 한진회장 꿈 꿨다는 얘기 파다

한진그룹 로고 연합뉴스
한진그룹 로고 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일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걷는다면 기쁨과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신년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해 말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권 반격과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에 대한 폭력, 말다툼 사건 등이 경영권 갈등으로 번지면서 조원태 회장의 그룹 경영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온 화합의 메시지라 적지 않은 함축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이나 한진그룹 직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룹 임직원들은 남매간 경영권 다툼으로 행여 경영이 어려워지거나 주인이 바뀔지 등에 대한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실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것이 홍보 전문가들이다. 공식적인 기구인 홍보실 직원들일 수도 있지만 총수 일가들이 개인적으로 인맥이 있는 언론인 출신 등의 나름 전문가들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법률 전문가 집단인 법무법인간 법적인 전쟁 말고도 가족간 분쟁의 보이지 않는 중요한 전쟁인 홍보전이 경영권 승패의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윤석열 검찰도 비공식적으로 홍보전을 적지 않게 하는 편이다. 법원의 판단을 받기 전까지 언론의 지지, 여론의 지지를 받아야 청와대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경영권 분쟁은 여론 전에서 밀리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어쨌거나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임직원들간에는 지난 번 조 회장과 이 고문과의 말다툼, 폭행 사건이 언론에 공개된 배후에는 L씨가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는 중앙일간지 언론인 출신으로 홍보전문가 차원에서 고문을 지냈다.

이는 일종의 여론전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가 관련 자료와 사진을 언론에 뿌렸다는 추측성 소문이 직장인들 전용인 한진그룹 ‘블라인드’ 앱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그룹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L씨의 행위는 ‘조원태 회장 흔들기’로, 조 회장과 한진그룹의 이미지가 나빠져서 결국 임직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걱정이 많은 편이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범 현대그룹의 현대산업개발로 넘어간 상황에서 중대한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유명한 방송인이기도 한 L씨의 부인이 출연하는 홈쇼핑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주장까지 한진그룹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다분히 감정적인 반응이기는 하다. 결코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지만, 직원들 간에는 한진그룹을 뒤흔드는 세력들에 대한 반발이 강한 상황이라 이런 이야기까지 나도는 것이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이명희 고문에 대한 동정여론도 적지 않은 편이다. 조원태 회장이 미워서가 아니라 며느리에게 경영권과 재산을 넘겨주기 싫어서 반발을 한다는 얘기가 임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자신은 고(故) 조중훈 회장의 며느리로 시집살이를 적어도 수 십년간 했는데 자신의 며느리(조원태 회장의 아내)는 시집살이를 별로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차라리 며느리에게 혜택을 주기보다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딸들에게 총수 자리를 넘겨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딸 가진 부모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고문이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처럼 한진그룹 회장의 꿈을 꿨다는 얘기가 파다했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는 이해가 되는 측면이 없지는 않다.

조재우 산업부 선임기자 josus6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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