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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과잉 유동성 우려… 미 증시 ‘급락 직전’이란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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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과잉 유동성 우려… 미 증시 ‘급락 직전’이란 의견도”

입력
2020.01.02 15:39
수정
2020.01.02 15:4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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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으행 총재가 2일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으행 총재가 2일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각국 중앙은행의 오랜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이 조만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증시의 활황세도 ‘급락 직전의 마지막 국면’일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2일 시무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미국 증시의 활황세에 대해 “정말 위험한지, 어디까지 갈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증시를 ‘블로오프 톱(blow-off topㆍ급락을 앞둔 최고점)’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고,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또 최근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을 포기한 스웨덴 중앙은행의 사례를 들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우려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해에도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해 왔다. 마이너스 금리, 양적완화 등 정책을 구사하는 국가뿐 아니라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부동산 및 고위험 자산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되거나 금융 불균형이 축적될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경제가 지난해보다 낫겠지만 급격한 회복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지난해 대외요인이 워낙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무역분쟁이 완화되고 반도체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성장, 물가 등 지표는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우리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만큼 급격한 반등은 힘들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11월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측한 바 있다.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물가안정이 주된 목표지만 금융안정과 경기도 고려해야 하고, 기대효과와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하니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정책 외 추가 유동성 공급 방안에 대해서는 “대비 차원에서 다양한 카드를 점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금리 정책에 여유가 있으며, 다른 수단을 쓸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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