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여성 신도에게 화를 내는 영상이 공개돼 설화에 휩싸였다. 논란이 커지자 교황은 즉각 “인내심을 잃었다”면서 사과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을 놓고 신도의 결례를 지적하는 의견부터 교황의 대응 방식을 비판하는 반응까지 전 세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전날 신년 전야 미사를 앞두고 바티칸의 성베드로광장에 모인 신자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가 평소처럼 아이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뒤돌아서 이동하려는 순간, 한 신도가 그의 손을 뒤에서 억세게 잡아당긴 채 놓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교황은 얼굴을 찡그리며 불같이 화를 냈고, 손바닥으로 신도의 손등을 두 번 내려치기까지 했다.
항상 인자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띠던 교황의 ‘반전 모습’에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교황도 인간” “본능적 반응” “예수님이었어도 그녀를 질책했을 것” 등 옹호 의견도 있었으나, 일각에서는 “우리는 종교 지도자에게 더 나은 행동을 기대한다. 개탄스러운 일” “교황은 굉장한 엄살쟁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교황은 이튿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자주 인내심을 잃으며 나조차 그렇다”라며 “어제 있었던 나쁜 본보기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사죄 표명을 하기 직전 교황은 새해 첫 미사에서 “여성을 향한 모든 폭력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