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은 1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를 앞두고 “현재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4라운드부터 반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0개 구단 중 꼴찌에 머물고 있던 오리온의 새해 첫 상대는 선두 SK. 이번 시즌 상대 전적도 3전 전패였다. 그러나 오리온은 서설이 내린 새해 첫날 SK를 83-75로 잡는 이변을 연출하며 2020년을 기분 좋게 열어젖혔다. 순위도 창원 LG와 공동 9위(9승 19패)로 반 계단 올라섰다.
주전들의 고른 활약이 빛났다. 최진수(16점), 이승현(15점), 김강선(12점) 아드리안 유터(11점), 보리스 사보비치(11점)까지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SK는 자밀 워니(28점)와 최준용(19점)이 분전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 가담이 이뤄지지 않아 시즌 20승 선착 기회를 미뤘다. SK는 3점슛 27개를 시도했으나 6개밖에 성공(22%)하지 못한 외곽포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3쿼터까지 최준용이 2개를 넣은 게 전부였다.
오리온은 최진수, 김상선, 유터의 착실한 득점을 앞세워 전반을 45-33으로 앞서 승리를 예감했다. 반면 전반에만 8개의 턴오버를 저지른 SK는 전열을 재정비해 3쿼터에 51-63으로 8점 차로 좁혔다. 4쿼터 초반엔 안영준의 3점포에 이어 이어 김민수의 2점슛으로 58-62까지 추격했다.
위기의 순간 작전타임을 부른 추일승 감독은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분위기를 추스른 뒤 다시 코트에 선 오리온은 곧바로 이승현의 득점에 이어 최진수의 결정적인 3점슛이 터지며 다시 67-58로 달아났다. 4쿼터 중반 다시 이승현의 3점슛이 림을 통과해 70-58, 12점 차로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 승리의 주역인 이승현은 경기 후 “올 시즌 처음으로 SK를 잡아 기쁘다. 2020년 첫 승을 1월 1일에 거둬 기분이 좋다”라면서 "올 시즌을 치르면서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를 포기한 적이 없다. 5위든 6위든 마지노선에 걸쳐야 한다. 최소한 라운드마다 6~7승을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추 감독은 “새해 첫 경기였기 때문에 모든 것을 쏟아 내자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다"면서 “후반에 안심이 됐다. 그런 경기를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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