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룬5, 에드 시런, U2 등 굵직한 팝스타들이 국내 팬들과 만났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다양한 장르의 해외 음악인들이 내한해 공연을 한다. 데뷔 50주년을 맞은 ‘살아 있는 전설’부터 지난해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0대 싱어송라이터까지 한국을 찾는 음악인들의 면모도 다채롭다.
올 상반기 내한하는 팝스타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밴드는 단연 퀸이다. 1991년 세상을 떠난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 대신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애덤 램버트를 객원 보컬로 영입한 퀸은 이달 18,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퀸은 램버트와 함께 2014년 록 페스티벌 슈퍼소닉을 통해 국내 관객과 만난 적이 있다.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2018년 말부터 지난 한해 동안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퀸에 대한 국내 인기는 전성기 못지 않다. 이 공연의 최고 미덕은 램버트가 머큐리를 흉내 내려 하지 않고 자신만의 목소리로 머큐리에 대한 존경을 표한다는 점이다.
램버트가 머큐리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듬뿍 담아서인지 공연장을 찾은 해외 관객들도 대부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공연에서 “세상에 프레디 머큐리는 단 한 명뿐이고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그를 기리고 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2011년부터 머큐리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는 램버트는 음색도 창법도 머큐리와 다르지만 3옥타브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매 공연마다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램버트와 퀸은 두 차례의 내한공연에서 ‘보헤미안 랩소디’ ‘라디오 가가’ ‘위 아 더 챔피언스’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등 주요 히트곡을 쏟아낼 예정이다.
어느덧 30년차 고참 록 밴드가 된 그린데이도 10년 만에 한국 팬과 다시 만난다. 2월 발매 예정인 13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알리기 위한 월드 투어 중 하나다. 한국 공연은 3월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폴 아웃 보이, 위저 등이 오프닝 밴드로 서는 유럽ㆍ미국 공연과 달리 아시아 공연은 그린데이 단독으로 진행한다.
오프스프링, 랜시드, NOFX 등과 함께 1990년대 중후반 팝 펑크를 이끌던 그린데이는 2000년대 들어 얼터너티브 록을 넘나드는 등 외연을 확장하며 거물급 밴드로 성장했다.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펑크록 밴드라는 평을 듣는다. 첫 내한공연으로 실력을 인정 받아서인지 대부분의 좌석은 이미 매진됐다. 중년의 나이에도 록 스피릿을 잃지 않고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그린데이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팝스타 미카는 모국인 영국보다 국내에서 더 큰 인기를 끄는 가수다. 2007년 데뷔해 이미 6차례나 내한공연을 했으니 2년에 한 번 꼴로 국내 팬들과 만난 셈이다. 그의 7번째 내한공연은 3월 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2018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팝ㆍ록 부문 인기 남성가수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한 리듬 앤드 블루스(R&B) 가수 칼리드는 4월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무대에 오른다.
인디 음악 애호가들이 반길 만한 음악인들도 속속 내한한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국내외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미국 포크 밴드 본 이베어는 이달 12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4년 만에 두 번째 내한공연을 연다. 서정적인 포크 음악을 주로 연주하지만 실험적인 전자음향과 미니멀리즘 등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끌어안는 독창성을 보여주는 밴드다.
이밖에 영국 출신으로 호주에서 활동하는 10대 싱어송라이터 루엘은 2월 27일 서울 마포구 무브홀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열고, 펑크와 힙합을 뒤섞은 개성 넘치는 음악을 노래하는 영블러드는 3월 14일 같은 공연장에서 국내 팬들과 만난다. 앞서 2월 16일에는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3인조 일렉트로 팝 밴드 멘 아이 트러스트가 같은 무대에 선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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