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회의 결정문으로 대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처음으로 ‘신년사’ 없이 새해를 맞아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은 매년 1월 1일 최고 지도자가 신년사를 발표해 대내외 정책 방향을 알리고, 주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학습시킨다. 김일성 주석은 1946년부터 94년까지 주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노동신문 등에 ‘신년 공동사설’ 서면 발표 형식을 취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2011년 군 최고사령관에 오른 이후 2012년부터 해마다 북한 매체를 통해 신년사를 공개해왔다. 특히 2013년부터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따라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고 TV 녹화중계도 했다.
그러나 1일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연말 나흘간 열었던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 결과만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전원회의 주목도를 높이고 내용 중복을 피하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통상 신년사는 인민생활 향상 부분이 강조되는데, 발표된 전원회의 결과에선 관련 부분을 찾아보기 어려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각종 제재로 내세울만한 경제 성과가 없었다는 고민이 엿보인다”며 “사실상 신년사를 피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1987년 김일성 주석도 신년사를 최고인민회의(8기 1차) 시정연설로 대체한 사례가 있긴 하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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