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신년사로 밝힌 경제 계획
![[저작권 한국일보] 주요 경제수장 신년사. 강준구 기자](http://newsimg.hankookilbo.com/2019/12/31/201912311738063137_3.jpg)
경제부처 장관과 통화ㆍ금융당국 수장들이 새해를 맞아 내놓은 신년사에서 저성장ㆍ저금리ㆍ저물가 등 유례없는 3저(低) 수렁에 빠져든 경제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체질개선’을 통해 성장세를 회복하고 신산업 육성 등 구조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인사말’에서 “2019년은 글로벌경제 동반 둔화와 국내경기 조정 및 구조변화 등 이중의 어려움이 겹친 한 해였다”며 “새해는 지난해보다 나아져 경기회복의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3대 부문(민간ㆍ민자ㆍ공공)에 대한 100조원 투자프로젝트 등 앞서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을 핵심 대책으로 제시했다. 홍 부총리는 “우리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산업혁신, 공공혁신 등 구조혁신작업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청년과 여성, 고령자 등 취약계층과 경제 허리를 담당하는 40대에 대한 ‘맞춤형 고용대책’을 별도로 구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어 “성장잠재력 확충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약속대로 경제회복과 도약의 기회를 살려 나가겠다”며 “2020년 반드시 경기 반등을 이루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공개한 신년사에서 “미ㆍ중 보호무역주의 지속과 지정학적 위험(리스크), 국내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경제상황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인구구조 변화 및 4차 산업혁명 진전을 고려하면 양적 투입확대 같은 기존 방식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 성장세 회복을 도모하면서도 혁신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새해 가장 주력해야 할 과제”라며 “이를 위해선 신산업을 육성하고 민간이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세 회복을 위해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할 뜻도 밝혔다. 사실상 기준금리(연 1.25%) 동결 혹은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 총재는 “2020년 국내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돼 (통화)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는 대외 리스크 요인과 금융안정 상황 변화 등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자본의 원활한 흐름 등을 위한 경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가계보다는 기업으로, 기업 중에선 기술력과 미래성장성이 있는 중소ㆍ벤처기업 등 보다 생산적인 곳으로 자금의 물꼬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 풀린 자본은 많지만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부문에 몰려 경제의 비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은 위원장은 “이를 위해 은행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과 증권사 NCR(순자본비율) 규제 체계를 개선해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할 제도적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본의 부동산 쏠림 예방을 위해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놨다. 현재 총 479조원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도 약속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새해과제로 꼽았다. 먼저 “고수익ㆍ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총괄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 적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자본 기업 인수ㆍ합병(M&A)을 악용하거나 투자 과정에서 익명성을 남용하는 부정거래에 대해 조사역량을 집중 투입하겠다”며 “특별사법경찰에 부여된 권한을 적극 활용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윤 원장 역시 시중의 많은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간 점을 지적하며 “가계부채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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