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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국면서 이탈한 보수층, 10명 중 2명은 계속 ‘스윙 보수’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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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국면서 이탈한 보수층, 10명 중 2명은 계속 ‘스윙 보수’로 남아

입력
2019.12.31 22:00
수정
2020.01.02 17:3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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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층 결집은] 복원 더뎌… 보수 정당 통합 에너지는 축적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12월 1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12월 1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콘크리트 지지층을 형성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이탈했던 보수 지지층이 좀처럼 복원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이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지지했던 유권자 10명 중 2명 이상은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지지층에 머물며 ‘스윙 보수’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 한국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는 등 내부 개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탈층 복원 실패의 중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9, 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최순실 사태 이전 새누리당 지지층 가운데 보수 성향 정당 지지를 유지하고 있는 ‘잔류 보수’ 비율은 64.9%에 그쳤다. 정당별로 옛 새누리당 지지자 중 한국당 지지자는 58.9%, 바른미래당은 4.3%, 우리공화당은 1.7%였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탈층 복원 속도는 더뎌 떠났던 지지층의 3분의 2 정도만 돌아왔다는 계산이다.

특히 보수 재결집 비율은 지난 6월 이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의 지난해 6월 여론조사에서 잔류 보수 비율은 65.3%로 0.4%포인트 높았다. 한국당 지지자가 59.8%, 바른미래당이 5.5%였다.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등을 기회로 2017년 2월 여론조사에서 37.7%에 그쳤던 잔류 보수 비율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기도 했지만, 어느새 그 기세가 사라졌다.

더욱이 지난 6개월간 이른바 ‘조국 사태’와 집값 급등 등에 따른 민생ㆍ경제 문제 심화 등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쏟아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보수 정치권으로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보수 진영이 여권의 잇단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 조차 챙기지 못한 반면 진보 진영은 보수 지지층 이탈의 덕을 여전히 보고 있었다. 최순실 사태를 전후해 새누리당 지지에서 진보 성향 정당 지지로 돌아선 스윙 보수 비율은 2017년 2월 28.8%에서 올해 6월 21.6%로 줄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24.6%로 다시 늘었다. 특히 옛 보수 지지층 중 민주당 지지자 비율이 15.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 지지층 재결집이 지지부진 한 데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한국당 지도부의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수 지지층 붕괴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게 결정적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장외투쟁 일변도의 대(對)여 투쟁을 택하면서 황 대표가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입장으로 기울고 있는 것도 보수 재결집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잔류 보수 비율이 탄핵 반대 층에서 83.0%로 높은 반면, 탄핵 찬성 층에서는 41.0%에 그쳤다. 한국당이 지지율 정체에서 벗어나 보수 지지층을 재결집 하려면 탄핵에 찬성했던 옛 새누리당 지지자의 마음을 돌려세워야 한다는 의미다.

옛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 보수정당 통합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73.9%로 잔류 보수 비율보다 높게 조사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재는 범여권 지지층으로 남아있지만, 보수 통합이 이뤄진다면 보수 지지층으로 전향할 의사를 가진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정당이 통합해야 한다는 물음에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48.3%)가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7.8%였다. 특히 한국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5.1%로 반대(11.2%) 의견을 압도했다. 보수 정당 통합을 위한 보수 지지층 내부의 에너지는 충분히 축적됐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인 남ㆍ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12월 29,30일 이틀간 조사했다. 유무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12.7%였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11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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