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양준일이 많은 이들에게 와닿는 이야기로 음악 이상의 감동을 주고 있다.
양준일은 31일 누구보다 특별한 올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에는 첫 기자간담회를 진행했고, 오후 4시와 8시에는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을 개최하고 팬들과 직접 만난다. 30년 만에 진정한 전성기를 맞이한 양준일이 '슈가맨 3'과 '뉴스룸'에 이어 기자간담회에서도 또 한번 많은 이들에게 뜻깊게 다가갈 말을 전했다.
1990년대 음악 방송을 유튜브에서 스트리밍하는 '온라인 탑골공원' 안에서도 양준일의 무대는 당시를 추억하는 기성세대보다 요즘의 젊은 층에게 먼저 발견됐다. 미국의 한 식당에서 일하던 양준일은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3'을 계기로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고, 화려한 무대와 이로 인해 더 커진 인기에 이달 20일 다시 입국했다.
이후 열흘 간 JTBC '뉴스룸' 손석희와의 인터뷰를 비롯해 광고 촬영 등의 스케줄을 소화한 양준일은 기자간담회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높은 관심을 예상 못했음에도 양준일의 수려한 입담과 진중한 답변이 취재진의 감탄을 자아냈다. 질의응답 막바지에는 양준일이 직접 추가 질문자를 지목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도 인상적이었다.
30년 넘게 한국에서의 따뜻함을 기억하고 실감한 덕분일까. 양준일은 "팬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제 모든 것을 행복으로 만들어주셨다. 앞으로 팬 분들께 고마워 하는 저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저를 원하신다면 계속 활동하겠다. 가능하다면 연예 활동을 하지 않아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며 뜨거운 관심에 화답했다.
과거에는 시대를 앞서갔던 양준일의 모습은 이제 세대를 아우르는 어른으로 느껴졌다. 다른 가요계 선배들과 다르게 지난 30년 중 20년 가량을 미국에서 연예인 아닌 일반인으로 보냈던 양준일만 할 수 있는 말들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새로운 것을 위한 '내려놓음'의 진짜 의미는 새해를 앞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줬다.
화제성의 한 편에는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서도 양준일은 "저를 싫어하는 분들이 있더라도 직접 만나보면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며 "노래하는 양준일은 저의 한 단면일 뿐이다. 내가 싫어하는 나의 단면도 있을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악플에 신경을 안 쓰려고 하지만, 만날 수 있다면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런 성숙한 양준일만의 내공은 머지 않은 미래에 책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양준일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으로 책 출간과 베스트 앨범 발매를 예고했다.
기자간담회 오프닝을 "다들 저 보러 오신 것 맞냐"고 시작한 양준일은 마지막 인사 때 "최선으로 솔직하게 표현했으니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에 돌아온 양준일은 계속 있고 싶은 바람과 동시에 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선의, 그리고 최고의 멘트로 포문을 연 양준일의 21세기 진정한 전성기가 계속 환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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