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신규 종목 지정… 보유단체로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 인정
‘곡성 돌실나이’는 통합
전통 옷감인 ‘삼베’를 만드는 기술이 새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공동체 길쌈(옷감 짜는 일)이 기술의 특징이어서 경기 안동시 마을 모임이 보유단체로 인정됐다.
31일 문화재청은 ‘삼베짜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고, ‘국가무형문화재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국가무형문화재는 연극이나 음악, 무용, 공예 기술 등 무형문화재 중 국가가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재다. 삼베짜기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40호가 된다.
삼베짜기는 대마라는 섬유 원료에서 삼베라는 직물을 짜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삼베는 땀을 빨리 흡수하고 건조가 빠르며 통풍이 잘 되고 열전도성이 커서 시원한 데다 세탁해도 잘 손상되지 않아 고대 삼한 시대부터 사용돼 온 옷감이다. 특히 경북 안동 지방 특산물인 ‘안동포’는 조선 시대 궁중 진상품이었다.
보유단체가 된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는 삼베짜기 전통 기법을 잘 보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량이 뛰어나고 지역 공동체의 전통 길쌈 문화도 잘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베짜기의 경우 마을 사람들이 협업해온 데다 함께 기술을 전수했다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가 인정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삼베짜기를 문화재로 지정하며 유사 종목인 ‘곡성의 돌실나이’를 삼베짜기 내에 통합하기로 했다. 곡성 돌실나이에 부여된 지정 번호 제32호는 사라진다. 전수교육 조교 양남숙씨도 삼베짜기로 전승 종목이 바뀐다. 이에 따라 전통 옷감 짜기와 관련한 국가무형문화재는 ‘한산모시짜기’(제14호)와 ‘나주의 샛골나이(무명 길쌈)’(제28호), ‘명주짜기’(제87호) 등과 더불어 총 4건이 유지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신규 지정에는 삼베짜기의 역사성, 예술성, 대표성 등이 고려됐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전통 문화의 계승에 전념해온 전승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전승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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