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5개월 만에 대처 “뒷북” 비판도
‘프로듀스X 101(이하 프듀)’의 시청자 투표 조작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작사인 CJ ENM이 피해 연습생에 대한 활동 지원방안을 강구한다. 300억원대 음악산업 발전 기금도 만든다. 하지만 사태 발생 5개월만이라 ‘뒷북 사과’란 비판도 나온다.
허민회 CJ ENM 대표는 30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후속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허 대표는 조작 사태에 대해 “변명의 여지 없이 우리의 잘못”이라거나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은 연습생의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팬들과 시청자에게도 이뤄 말할 수 없이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피해 본 연습생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지고 금전적 보상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작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미 ‘프듀’ 출신이란 꼬리표를 달고 데뷔한 ‘아이즈원’ ‘엑스원’ 두 팀의 활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허 대표는 “모든 책임은 우리에게 있는 만큼 두 팀의 활동 재개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그룹 활동을 통해 CJ ENM이 얻는 이익이 있다면, 그 권리도 포기하겠다”고 덧붙였다.동시에 300억원 규모의 음악 발전기금 또는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국민프로듀서’를 내세웠던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다. 이 자금은 음악의 다양성 확보, 해외 진출 지원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청자위원회 구성, 내부 방송윤리강령 재정비 등의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지난 7월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진 뒤 CJ ENM이 5개월 만에 내놓은 이번 대응을 두고 비판도 여전하다. 일단 경찰 수사 중 각종 혐의가 드러나는 상황에서 CJ ENM 측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조작되기 전 순위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CJ ENM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명확한 진상 규명과도 거리가 있다. 여기에다 ‘아이즈원’ 등의 활동 재개를 돕겠다지만 구체적 방안 또한 모호하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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