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들썩이고 있는 전세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셋값 9억원이 넘는 고가 전세 소유자들이 임대소득세를 제대로 내고 있는지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고액 전세주택들이 전셋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30일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고액 전세 소유자의 임대소득세 등의 탈루를 감시하도록 양 부처가 협력 체제를 가동하기로 협의했다. 정부는 일부 고가 아파트가 최근 전세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보고 세금 탈루 여부를 면밀하게 따져본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세금 탈루가 의심되는 경우 국세청에 즉각 통보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토부는 주로 주택 매매나 청약과 관련한 증여세나 양도소득세 등에 대한 조사를 담당해왔으나 전ㆍ월세 임대소득 탈세까지 감시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유예가 종료되고 2019년도 귀속분부터 과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국토부의 이번 조치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 고액 전세 탈세 모니터링은 주로 강남4구(강남ㆍ강동ㆍ서초ㆍ송파구)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국토부가 대상 지역을 따로 지정한 것은 아니지만, 보증금 기준 9억원 이상인 주택이 해당 자치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2차 전용면적 84.96㎡가 최근 9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됐으며, 같은 아파트의 전용면적 127.78㎡도 11억8,000만원에 계약됐다.
12ㆍ16 대책 이후 전셋값 상승폭은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26일 발표한 12월 넷째 주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전주 대비 0.52% 상승했다. 송파구(0.35%)와 서초구(0.32%), 강동구(0.20%)도 교육제도 개편으로 학군 수요가 증가하고 청약대기 수요가 커지면서 덩달아 상승폭이 올랐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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