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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서 내 딸 숨지게 한 벽돌, 현장사진 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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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서 내 딸 숨지게 한 벽돌, 현장사진 보지도 못했다.”

입력
2019.12.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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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이지현씨 부친, “마드리드 주 정부 책임자 공식 사과 요구” 

고인이 석재 조형물에 맞아 숨진 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왼쪽), 고인이 숨진 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앞에 추모 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고인이 석재 조형물에 맞아 숨진 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왼쪽), 고인이 숨진 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앞에 추모 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에서 유학하던 딸을 하루 아침에 사고로 잃어버린 부친이 마드리드 주 정부의 안일한 대응 상황을 전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고인의 아버지 이성우씨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목격자 이야기는 한 15cm 되는 붉은색 벽돌이 관공서 외벽에서 떨어졌다고 한다”며 “(현지 경찰, 주 정부에) 현장을 보여달라고 해도 묵묵부답이고 ‘권한 밖이다’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 딸 고 이지현씨는 21일 태풍 ‘엘사’가 몰아친 마드리드 시내에서 마드리드 관광청 건물 6층에서 떨어진 석재 조형물에 머리를 맞고 숨졌다.

이씨는 “딸을 숨지게 한 벽돌 실물도 보지 못했다”면서 “경찰은 보여주지도 않고 수사 비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 현장 사진도 못 봤다”며 “우리나라 대사관 영사가 사진을 보여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그 사진도 보여줄 수 없고 나중에 판사에게 정보 공개 청구를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딸의 사고 소식을 들은 뒤 36시간이 걸려 마드리드에 도착했지만 공무원들이 퇴근해서 딸의 시신을 볼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관공서 문을 닫았기 때문에 다음 날 아침 9시에 오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며 “더 기가 찬 것은 아침에 가서 딸 얼굴을 보여달라고 하니 ‘장례 업체를 지정해 와야지 딸의 시신을 그 업체에 전해줘서 그곳에서 확인할 수 있을 거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대사관 직원과 같이 갔는데도 ‘여기 행정 절차가 그렇다’는 말만 했다”며 “ ‘내 딸인지 아닌지 확인도 하지 않고 어떻게 장례 업체를 정해서 확인하란 말이냐’며 호소했지만 똑같은 말뿐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5시간을 기다린 끝에 판사 영장을 받아 딸의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씨는 “마드리드 주 정부 입장은 자연재해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리하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주 정부 책임자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또 하나는 지현이가 죽음에 이르도록 만든 그 건물의 구조를 봐야 되겠다는 요구를 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주한스페인대사관에서 사건을 인지한 즉시 담당 영사와 직원 등을 현장에 보내 경위를 파악하고 국내 유가족에 연락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해왔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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