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직접 지원하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의 군사시설을 처음으로 공격했다. 사실상 이란에 위협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을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라크 내 군기지에 대한 반복된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정밀 방어 타격을 했다”면서 군사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미군이 이날 공격한 시아파 민병대는 이란과 가장 밀접하고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카타이브-헤즈볼라의 이라크(3곳)와 시리아(2곳) 내 군사시설이다.
호프먼 대변인은 “미국의 공격이 카타이브-헤즈볼라의 미국인과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에 대한 공격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미군의 공습으로 카타이브-헤즈볼라 사령관 4명을 포함한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또 익명의 관리를 인용, F-15 전투기 편대가 공습에 투입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격은 앞서 27일 이라크 키르쿠크 K1군기지에서 미국 민간인 1명이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한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동에 있는 미국인과 미국 시설을 시아파 민병대와 같은 친(親)이란 무장조직이 공격할 경우 곧 이란의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엄중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카타이브-헤즈볼라에 대한 미군의 이번 보복 공습은 사실상 이란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란을 배후로 의심한 사건에 군사적 대응을 함으로써 미국의 경고가 단순 엄포가 아님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충돌 임계점’을 향해 가속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가 반격에 나설 경우, 이라크가 미국과 이란이 벌이는 세력 다툼의 장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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