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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의대생 단톡방서 성희롱 발언... 가해학생 “머리 숙여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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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의대생 단톡방서 성희롱 발언... 가해학생 “머리 숙여 사과”

입력
2019.12.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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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학생 “오래 볼 친구들인데… 무릎 꿇고 사과하고 싶다”

가해 학생 B씨는 사과문을 통해 “저급한 용어 사용으로 학우분들께 너무 큰 상처를 드렸다”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가해 학생 B씨는 사과문을 통해 “저급한 용어 사용으로 학우분들께 너무 큰 상처를 드렸다”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경희대 의과대학 1학년 일부 남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동아리 동료 여학생 등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은 지난 28일 페이스북 페이지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에 경희대 의대 학생 자치기구인 인권침해사건대응위원회가 해당 사건 보고서를 올리며 알려졌다.

대응위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해당 대화방에 소속된 학생 8명 가운데 3명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동아리 내 동기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과 모욕적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위는 “가해자들은 동기 여학우와 선배 및 같은 수업 내 유학생 등 점차 발언 대상을 확대해 나갔다”며 “해당 채팅방에서 이루어진 발언은 ‘빈약해서 자기 취향이 아니다’ ‘ㅇㅇㅇ중에 저런 각선미 없음’ 등 다수의 성희롱적, 모욕적 발언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응위는 “이런 동아리 내 상황에 거부감과 양심적 가책을 느낀 한 학생이 2019년 9월 20일 대응위 측으로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며 “동아리 지도 교수님께서는 이후 학생회장, 부학생회장, 해당 동아리의 전 회장과 만나 진상을 파악하고 가해자들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또 사건 해결을 위해 교수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29일 대응위는 가해 학생 3명 가운데 2명이 쓴 공개 사과문을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지로 공유했다. 가해 학생 A씨는 “같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에게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을 피해자분들의 배신감이나 모욕감은 짐작조차 못 할 것 같다”며 “다시 한 번 피해자분들과 저희 공동체 구성원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가해 학생 A씨는 “같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에게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을 피해자분들의 배신감이나 모욕감은 짐작조차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가해 학생 A씨는 “같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에게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을 피해자분들의 배신감이나 모욕감은 짐작조차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또 다른 가해 학생인 B씨도 사과문을 통해 “저급한 용어 사용으로 학우분들께 너무 큰 상처를 드렸다”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오래도록 같이 볼 친구들인데 이번 사건을 통해 친구들이 상처 받았다고 생각하니 무릎 꿇고 사과드리고 싶다”며 “부족한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숙하겠다”고 전했다.

대응위 측은 가해 학생 3명에 대해 피해자 동의 하에 실명이 공개되지 않는 사과문을 작성하고, 학사운영위원회 및 교학간담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하는 등 징계를 의결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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