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산업별 집중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으나, 대규모 기업집단이 시장을 장악하는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발표한 ‘2017년 기준 시장구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480개 산업의 평균 산업집중도(단순평균)는 41.8%로 전년(42.1%)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산업집중도는 2014년 44.7%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하락하고 있다.
시장집중도 지표인 허핀달ㆍ허쉬만지수(HHI)도 2017년 기준 1288로 전년(1320)보다 하락했다. HHI가 1200미만인 시장은 저집중 시장, 1200~2500미만은 중집중 시장, 2500초과는 고집중 시장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산업 집중도를 대기업집단에 한정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광업ㆍ제조업 분야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출하액(매출액) 기준 46.9%로 전년 대비 1.2% 포인트 증가했다. 부가가치 비중도 45.6%로 같은 기간 2.2%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대 기업집단만 따로 봐도, 광ㆍ제조업 출하액, 부가가치 비중은 각 29.1%, 32.4%로 집계됐다. 역시 전년 보다 1.2%포인트, 1.8%포인트 증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회사가 상위 3개 사에 포함되어 있는 산업은 그렇지 않은 산업에 비해 산업집중도가 더 높았다”고 말했다.
2017년 기준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은 46개로 전년 대비 12개 감소했다.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이란 최근 5년간 CR1(1위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CR3(상위 3위 기업 시장 점유율)이 75% 이상인 산업을 말한다.
한복 제조업, 소주 제조업, 유기발광표시장치(OLED) 제조업 등 6개 산업이 새롭게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에 포함됐지만 원유정제 처리업, 청주 제조업 등 18개 산업이 제외되면서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 수가 줄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독과점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산업 중 CR3가 높은 반도체(99.2%), 승용차(88.5%), 휴대폰(88.5%) 등 장치산업은 소수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가 우려돼 집중 감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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