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또다시 발생해 최소 90명이 숨졌다. 소말리아 정부는 이번 테러의 배후로 알카에다 연계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샤바브를 지목했다. 알샤바브는 무려 587명이 사망한 2017년 10월 모가디슈 차량 폭탄 테러를 저질렀던 단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오전(현지시간) 모가디슈 보안검문소 앞에서 한 차량에 실린 폭탄이 터져 적어도 90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게 다쳤다. 교통량이 많은 출근 시간대에 테러가 발생해 사상자가 많았다. 이스마일 무크타르 정부 대변인은 “사망자 중에는 등교하던 대학생 십여명과 수많은 경찰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는 올해만 20번째다.
테러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모하메드 압둘라히 모하메드 대통령이 이번 공격을 ‘극악한 테러 행위’라며 알샤바브를 비난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경찰은 이번 테러가 세금징수센터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알샤바브는 2011년까지 소말리아 중남부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던 이슬라미(AIAI)에서 시작된 무장단체다. 2006년 AIAI를 견제하기 위해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를 침공하자 소말리아를 장악하겠다는 목표로 테러를 감행해 왔다. 한때 모가디슈 등 주요 도시를 장악했지만 2011년 소말리아 정부와 케냐, 우간다 등이 주축인 아프리카연합 평화유지군의 공격으로 소말리아 남부로 밀려난 상태다. 현재 소속된 전투원 규모가 약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들어 알샤바브가 공격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한 고급 호텔과 사무실 단지를 공격해 21명이 숨졌고, 7월에는 소말리아 남부 도시인 키스마요의 한 호텔을 습격해 26명의 사망자를 냈다. WP는 알샤바브가 다시 득세하면서 아프리카연합군이 알샤바브 겨냥 작전을 내년 5월 소말리아군으로 넘기기로 한 계획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소말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은 올해만 알샤바브를 겨냥해 60여차례의 공습을 단행했다. 미군 병력 500명이 알샤바브에 대항하기 위한 소말리아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고 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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