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의료기관 수사는 처음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약 7개월 간 수사한 끝에 속칭 ‘사무장병원’을 적발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지자체가 보건복지부의 협조를 얻어 사무장 병원을 적발한 것은 처음이다.
도 특사경은 의료법에서 규정한 의료기관 개설자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2016년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약 3년 7개월 간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혐의로 모 의료기관 대표 A씨 등 6명을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이 그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 등 요양급여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액은 약 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인이 아닌 A씨와 B씨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따라 의료생협을 설립하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해 요양병원을 개설한 후, 조합원이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영리 목적으로 진료 등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어 의료생협 설립 이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요양병원 명의를 의료생협에서 의료재단으로 변경하는 등 의료기관을 불법 개설∙운영하다가 도 특사경의 수사에 걸렸다.
또 이들은 이사와 감사를 모두 지인들로 구성해 의료재단을 설립한 이후 개최하지도 않은 이사회를 개최한 것처럼 회의록을 꾸몄으며, 의료재단 감사는 3년 7개월간 의료재단은 물론 요양병원 운영에 관한 감사를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재 요양병원을 불법적으로 개설∙운영한 사실이 없고 건강보험공단에 부당하게 급여 지급을 청구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 특사경은 병원 실제 운영자 A씨와 B씨, 그리고 재단 이사와 요양병원 의사, 행정원장 등을 검사의 지휘에 따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병우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사무장병원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피해액이 지난 10년간 2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도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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