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타현 사도섬 표착… 시신 백골화 진행
북서풍ㆍ조악한 환경 겹쳐 표류ㆍ사망 잇따라
28일 일본 니가타(新潟)현 서쪽 사도(佐渡)섬에 떠밀려온 목선에서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7구가 발견됐다. 해마다 겨울철만 되면 조악한 목선에 의지한 채 생명을 건 조업에 나섰다가 희생된 북한 어민들이 일본 서부 해안에 표류하는 사례가 잦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사도해상보안서(署) 소속 경찰관이 전날 오후 3시45분쯤 섬 남부 해안을 순찰하던 중 뱃머리만 남은 목선을 발견했다. 당시 기상상태가 나빠 조사는 이날 실시됐는데, 뱃머리 부분에서 시신 7구가 나왔다. 경찰은 시신들의 백골화가 진행돼 성별ㆍ나이를 판별할 수 없다고 밝혀 사망한지 상당 기간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시신 두 구는 머리 부분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흰색 바탕의 뱃머리 옆쪽에 붉은색 페인트로 한글과 숫자가 적혀 있는 점으로 미뤄 북한 선박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통신은 겨울철 북서풍의 영향으로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북한 목선들이 사도섬 해안으로 떠밀려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에도 니가타현, 아키타(秋田)현, 이시카와(石川)현 등 일본 서쪽 해안에서 북한 선박의 표류가 줄을 이었고, 11월 한 달에만 시신 26구가 무더기 발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산업 장려 정책과 핵ㆍ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 어민들이 생존을 위해 바다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북한 어선 중 다수는 동력조차 없는 열악한 상태인 경우가 많아 사망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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