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지난 10년 베스트셀러 결산
지난 10년 출판계를 지켜온 깨지지 않는 공식이 있다. 여성 독자들의 파워다.
교보문고가 최근 발표한 2010년대 베스트셀러 결산 자료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 10년 간 책을 구매한 독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성 독자는 꾸준히 60%대를 유지해온 가운데 남성 독자는 40%대에 머물렀다. 여성 독자가 남성보다 1.5배 책을 더 많이 구입한 것. 교보문고는 “여성 독자의 경우 자녀들을 위한 아동 및 학습서 구매 비율이 높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은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데도 ‘큰 손’으로 활약했다. 지난 10년 간 종합 10위권 여성 독자 비율은 70~80%까지 치솟으며 남성 독자를 압도했다. 지난 10년간 교보문고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인 혜민 스님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수오서재) 역시 구매자의 63%가 여성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현대문학)이 2위,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는 3위에 올랐다.
2010년대 밀리언셀러로는 전반기의 경우 ‘정의란 무엇인가’ 등 1년 이내 짧은 기간에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책들이 밀리언셀러가 됐다. 2011년 4월 나온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출간 11개월 만에 밀리언셀러가 됐고,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출간 8개월 만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7개월이 걸리면서 갈수록 기간이 짧아졌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길고 가늘게 가는, 대기만성형 밀리언셀러가 늘었다. 출간 5년 8개월 만인 2018년 7월 밀리언셀러에 오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2년 1개월 걸린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 등은 지금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인문도서가 약진하는 가운데 자기계발서가 주춤한 건 새로운 흐름이다. 2010년 종합 100위 안에 5종이 들었던 인문 도서는 올해 20종으로 대폭 늘어났다. 반면 ‘시크릿’ ‘마시멜로 이야기’ 등 베스트셀러를 내며 2000년대 호황을 누렸던 자기계발 분야는 2010년 16종에서 올해 7종으로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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