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안부 합의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 재확인한 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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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안부 합의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 재확인한 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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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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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부산 출신 이옥선 할머니가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한·일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합의 발표가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 선고 관련 뉴스를 시청한 후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7일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유족들이 낸 위헌 청구를 각하 결정했다. 헌재는 2015년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한 법적 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도 “정치적 합의이며 이에 대한 다양한 평가는 정치의 영역에 속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는 당시에도 밀실 합의라며 거센 논란을 불렀던 사안이다.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위안부 문제를 종결시키려는 의도를 담았다고 볼 만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합의 문구는 특히 공분을 샀다. 정권이 바뀌면서 사실상 합의가 파기된 것은 이런 여론에 따른 것이다.

헌재의 각하 결정으로 위안부 문제는 다시 양국 정부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되돌아왔다. 일본은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이 문제가 해결됐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협정 당시 위안부 문제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점이나 이후 일본 정부가 아시아여성기금 등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논리적 모순이다.

헌재 결정은 앞으로 위안부 문제 재협상에서 견지해야 할 법적 원칙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 중심주의다. 헌재는 ‘완전하고 효과적인 피해의 회복’을 위해서는 ‘피해자의 의견수렴’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고, 이는 전날 서울고등법원의 위안부 피해자 국가배상소송에 대한 조정 취지와도 일치한다.

위안부 합의에 “국가 책임이 적시되어 있지 않고 일본군 관여의 강제성이나 불법성 역시 명시되어 있지 않다”며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조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헌재 판단도 유념해야 한다.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해법을 정치적으로 강구하더라도 그 내용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조약 체결 절차에 준하는 국무회의 의결이나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까지 수렴해 향후 위안부 합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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