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한 주택에 불을 질러 주택관리인을 숨지게 한 50대 세입자의 범행 전모가 경찰 조사로 드러났다.
전주완산경찰서는 지난 25일 오후 11시55분쯤 전주시 완산구 동완산동 한 주택에 불을 질러 주택관리인 A(61)씨를 숨지게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로 긴급체포된 B(5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최근 월세 납입 문제로 크게 다퉜다. 그날도 월세 문제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관리인이 무시해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하는 등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매달 25만원의 월세를 내고 화재가 발생한 주택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주택 보일러실 한쪽에 있던 현수막을 가져와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이를 A씨의 방 앞에 뒀다. 그는 또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 빠져 나오려던 A씨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흉기를 들고 방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결국 A씨는 화장실로 대피했지만 기도에 큰 화상을 입고 끝내 숨졌다.
경찰은 화재 직후 방화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 지난 26일 오후 5시쯤 전주의 한 전통시장 인근에서 B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당시 피의자는 흉기를 소지한 상태였다”며 “피의자가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만큼, 신속히 수사해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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