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사망한 듀스의 멤버 고(故) 김성재씨의 전 여자친구 김모씨가 사건 당시 약물분석 전문가였던 A씨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0월 24일 과거 김성재씨 체액을 대상으로 약물검사를 시행한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약물분석 전문가 A씨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김씨 측 대리인은 A씨가 과거 김성재씨에게서 검출된 약물 졸레틴이 마약 대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강연 등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진술하며 김씨가 김성재씨를 살해한 것처럼 말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대리인은 “A씨는 거의 20년 동안 모든 인터뷰와 강연에서 기억에 남는 본인의 치적으로 김성재 사망사건을 언급했다”며 “김성재 사망이 약물 오남용에 따른 사고사의 가능성은 없고 오로지 타살로 확인된 것이란 암시를 줬다”고 밝혔다.
김씨 측 대리인은 “원고는 이미 25년 전 법원의 판결을 받고 무죄가 확정됐는데도 팬들로부터 몰래 ‘독극물’을 투약해 김성재를 살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며 “A씨는 원고가 범인이라는 허위사실 유포에 큰 촉매제 역할을 해 김씨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병철)에 배당됐으나, 현재 첫 재판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1993년 듀스로 데뷔해 가수 활동을 시작한 김성재씨는 1995년 솔로앨범을 발표했지만 컴백 하루만인 11월 20일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용의자로 지목됐던 여자친구 김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으나 2심, 3심에서는 차례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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