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한국당 의원 “수십년 이자 안 내, 증여 의혹”… 정세균은 일축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20년 이상 묵은 억대 빚을 총리 지명 직전에 갚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채무 변제 내역에는 이자나 변제일 설정 등 구체적 내용은 담기지 않아 사실상 ‘무상 증여’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정 후보자는 “이미 다 공개된 정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 후보자가 제출한 채무변제확인서에는 억대 채무에 대한 이자 지급 여부도 적시되지 않았으며, 차용일 당시 변제일 설정 여부도 빠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억대 자금을 수십년간, 이자 지급도 없이 상환하지 않았다면 이는 채무가 아니라 사실상 증여”라며 정 후보자가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4일 국회에 제출된 정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 부속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길게는 20년 가까이 묵은 수억대 채무를 올해 들어서야 갚았다. 정 후보자는 정모씨로부터 2003년 3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모두 3억2,500만원을 빌렸는데, 이 채무를 이달 6일에 갚은 것이다.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총리 인선에 대해 청와대가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시점이다.
정 후보자의 억대 채무와 관련된 의혹은 국회 인사청문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 의원은 “내정 직전에 억대 빚을 일거에 청산한 이유와 변제금의 출처, 단번에 갚을 수 있었으면서 왜 지금까지 방치했는지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며 “불투명한 현금 거래의 이유가 무엇인지 청문회에서 따지겠다”고 별렀다.
정 후보자는 “24년 동안 매년 한 번씩 재산 신고를 하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두 번씩 한다”며 “재산 관련 정보는 이미 다 보도되거나 공개된 정보로, 새로울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 측은 그러나 “앞서 국회 공보 등을 통해서 공개된 재산 명세에는 ‘사인간 채무’로 총액만 공개됐고, 그 뒤에 숨겨진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정 후보자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나경원 한국당 의원과 여야 간사인 박광온 민주당ㆍ김상훈 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첫 회동 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기간을 늦춰 내실 있는 청문회를 하고자 내년 1월 7일과 8일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청문회 일정은 같은 달 9일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