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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성탄절 보낸 北, 노동당 전원회의서 ‘폭탄 선언’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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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성탄절 보낸 北, 노동당 전원회의서 ‘폭탄 선언’ 할까

입력
2019.12.26 17:50
수정
2019.12.27 07:5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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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핵심 정책노선 결정… 올해 두번째로 개최 예고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한미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북한이 무력시위 가능성을 시사한 크리스마스는 조용히 지나갔지만, 이번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고한 ‘새로운 길’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 전략노선에 북미대화 중단 등 ‘폭탄 선언’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침묵 중인 북한은 막판 수위 조절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북한의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원회의는 노동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250여명(추정)이 모두 참석해 핵심 정책노선 등을 결정하는 자리다. 당대회에 버금가는 북한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특히 전원회의는 김정은 시대 북한의 주요 정책 방향 결정 자리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은 2013년 3월 전원회의(6기 23차)에서 ‘핵ㆍ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이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2017년 말까지 미국과 강 대 강 대결을 이어가며 핵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전원회의(7기 3차)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를 선언하고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집중노선’을 채택하며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나왔다. 같은 해 6월엔 역사적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도 열렸다. 그러나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 로 끝나자, 4월 열린 전원회의(7기 4차)에선 ‘자력갱생을 통한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선언하며 미묘하게 방향을 선회했다.

통상 전원회의는 1년에 한 차례 열렸는데, 올해는 4월 4차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그것도 이달 초 이미 개최 사실을 예고해 주목도를 높였다.

관심은 이번 5차 회의에서 채택될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새 전략노선에 △북미대화 방식 △자위적 국방력 개선 △경제 재건 등 3가지 내용을 담을 것으로 봤다. 핵심은 북미대화 지속 여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 시한을 내세워 셈법 변화를 요구했지만 (북한 입장에선) 미국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지도자의 권위를 살리는 차원에서 ‘북미대화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며 “잠정 중단이냐, 완전 중단이냐 등 수위 조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새 전략노선에 군사력 강화 내용을 담아도 2017년 ‘화염과 분노’ 시절의 도발적 수위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석 대진대 교수(전 통일부 차관)는 “‘자주적 국방력 강화’를 공언하며 미국을 압박하더라도 ICBM 개선 같은 직접 표현은 쓰지 않고, 중국의 지원을 받는 두 줄 타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앞서 사용한 ‘자력갱생’ 표현이 고난의 행군 시절을 떠올린다고 우려해 ‘자력부흥’, ‘자력번영’ 등 스스로 경제 번영을 개척하자는 취지로 표현을 바꾸는 등 예상보다 큰 도발은 없을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은 이날도 북한의 동향과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했다. 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미국 공군이 보유한 최첨단 정찰기 RC-135S(코브라볼) 3대 중 2대가 동해 상공으로 출격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미 당국자가 ‘북한이 ICBM에 쓰이는 다양한 종류의 부품 시험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면서도 북한의 예측불허 행태에 따른 어려움을 전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도 한때 유세에서 김 위원장과 친밀한 관계를 자주 거론했지만 최근 몇 차례 행사에선 언급을 피했다”며 달라진 북미관계 분위기를 전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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