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3조6000억원으로 성장…5대 유망식품 대상에 포함 시켜
정부가 간편식품 등 유망 식품관련 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 특히 1인, 맞벌이 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간편식품 산업에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고, 글로벌 규격을 마련하는 등 제도도 정비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는 “소외됐던 식품산업에 정부가 종합대책을 내놓았다”며 환영하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정부는 5대 유망식품 중 하나로 간편식품을 선정하고 R&D 지원 및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급속 냉ㆍ해동 기술’의 R&D 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급속 냉ㆍ해동 기술은 최근 늘어난 고품질 간편식품의 품질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또 간편식품을 위한 친환경 포장재 용기 개발 방안도 마련한다.
제도 개편도 추진된다. 정부는 차세대 간편식 시장 형성을 위해 ‘밀키트(Meal Kit)’ 제품의 특성을 반영한 식품유형을 신설할 계획이다. 밀키트 제품이란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와 양념이 함께 포장돼 소비자가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제조된 제품을 말한다. 여기에 즉석밥, 가공김 등 경쟁력 있는 간편식 제품의 글로벌 규격을 마련해 수출을 도모한다.
농업인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생산자단체와 기업간 계약재배를 활성화해 원료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반(半)가공 업체에 대한 시설 및 장비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반가공 및 소재화 기술 개발도 지원해 국산농산물 이용도 촉진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간편식품의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간편식품 세계시장 규모는 2015년 1,578억달러에서 지난해 1,734억달러로 연평균 3.2% 커졌다. 국내 시장은 2014년 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6,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11.8%에 달한다. 최근엔 고급화 바람까지 더해져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품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그간 국내 식품업체 중 매출액의 1%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기업은 CJ제일제당 등 3곳에 불과할 정도로 R&D 투자가 부진했다. 매출액의 2%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글로벌 식품업체 네슬레와 대조적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식품업체의 R&D 투자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한정돼 있던 신성장 기술 지원에 식품이 추가된 건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제도 정비도 기업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요소다. 새로운 산업이 발전할 때, 정부가 먼저 기준을 마련해주고 기업이 그 가이드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야 추후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막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식품산업을 국가 주력 산업으로 인식하는 정책적 사고 전환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글로벌 환경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라고 평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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