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 재선 과정에서 맞닥뜨릴 최대 외교 위기가 북한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적으로 외교 이슈가 대선의 핵심쟁점은 아니지만, 대외적으로 큰 위기가 조성되면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북한 위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가도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직면하게 될 5가지 외교적 위기 사안을 짚으면서 북한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올렸다. 더힐은 북한이 ‘연말 시한’을 설정한 뒤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추구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상황을 거론하면서 “북한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해 첫 시험 과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더힐은 북한이 실제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나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선 기간에 긴장 수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이를 무시할지, 아니면 ‘화염과 분노’의 시기로 돌아갈지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을 중요한 외교적 성과로 자랑해왔던 터라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나서면 대선 과정에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들에게 “그는 내가 선거를 치르는 것을 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등 스스로도 북한 문제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매체는 북한 문제에 이어 아프가니스탄 및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군이 국내외적인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터키와의 관계, 이란 핵 문제 대응, 이라크 등지에서 계속되고 있는 시위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외교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에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불안한 세계를 마주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국내 이슈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외교정책은 대선에서 거의 초점이 되지 않지만 중대한 위기는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외교정책 사안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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