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전 교수 “이것이 ‘음모론적’ 사유의 전형적 특징”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검찰의 ‘재단 계좌추적 의혹’을 제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진 전 교수는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들여다 봤다는 유 이사장 주장에 26일 페이스북으로 “유시민 작가의 ‘계좌추적’ 해프닝에서 진정으로 걱정스러운 것은 그를 지배하는 어떤 ‘사유’의 모드”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그는 사안에 대한 냉정하게 객관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하는 대신에, 몇 가지 단편적 사실을 엉성하게 엮어 왕성한 상상력으로 ‘가상현실’을 창조하곤 한다”며 “이것이 ‘음모론적’ 사유의 전형적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어느 경로로 확인했는지 지금은 일부러 밝히지 않겠지만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개인 계좌, 제 처 계좌도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검찰은 유 이사장과 노무현재단 관련 계좌추적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아니, 그 명민하신 분이 어쩌다 저렇게 되셨는지’ 주위에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간단하다”며 “유튜브 방송은 ‘언론’을 참칭해도 기존의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갖는다. 언론에 부여되는 객관성, 공정성, 윤리성의 의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런 매체에 특화 한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점차 사유 자체가 그 매체의 특성에 맞추어 논리와 윤리의 영역을 떠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유작가가 내게 ‘사유체계’를 점검해 보라고 하셔서 한 번 점검해봤다”며 “점검 결과 아무 이상 없다. 그 보답으로 유작가께 본인의 ‘사유체계’를 점검해 보시라는 뜻에서 몇 말씀 드렸다. 나이 들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듯이, 작가님 연세도 어느덧 본인이 설정하신 기준인 60을 넘으셨으니 한번 점검을 받아보시는 게 좋을 듯하다. 아울러 혹시 본인이 자신의 신념과 달리 아직도 ‘사회에 책임을 지는 위치’에 계신 것은 아닌지 살펴보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와 유 이사장은 24, 25일에도 유 이사장이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한 이유를 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은 새해 첫날인 1월1일 JTBC에 함께 출연해 손석희 사장 진행으로 언론개혁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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