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3곳 중 1곳은 작년에 비해 자금사정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중소기업 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2019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 결과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 해보다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32.2%로 ‘호전됐다’는 응답(12.4%)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나머지 55.4%는 작년과 올해가 ‘비슷하다’고 답했다.
자금사정이 ‘나빠졌다’는 응답 비중 역시 작년 조사(22.3%)에 비해 9.9% 오른 반면 ‘호전됐다’는 응답 비중은 작년(22%)보다 9.6% 감소했다.
자금사정이 악화된 원인으로는 판매 부진이 54.7%로 가장 많았고 인건비 상승(47.2%), 원부자재 가격상승(18.6%) 등의 순이었다.
중소기업들은 내년 자금 사정 전망에도 다소 부정적이었다.
응답 업체의 22.6%가 내년 자금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해 증가(18.6%)를 앞섰다. 나머지 58.8%는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고 답했다.
내년에 쓸 용도별 자금으로는 인건비 지급(39.6%), 구매대금 지급(38.8%)이 상당히 높았던 반면 설비나 연구개발(R&D)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4.2%, 3.4%에 그쳤다.
올해 은행에서 신규대출을 받은 업체들은 대출 시 애로사항으로 높은 대출금리(28.2%)를 꼽았고 대출한도 부족(17.5%),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16.9%),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심사(16.4%)가 뒤를 이었다.
한정된 정책자금을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업체군으로 중소기업들은 기술력성장성 우수업체(64.2%), 일자리 창출 우수업체(34.2%)의 순으로 응답했다. 창업(10.2%)이나 재창업(2.1%) 업체에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률보다 훨씬 높았다.
중소기업에 가장 절실한 금융지원 과제에 대해서는 정책자금 지원 확대(61.0%)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불황 시 중소기업 대출 축소 관행 개선(26.8%), 담보대출 의존 관행 개선(24.0%), 장기대출 확대(22.6%) 순이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내수침체 장기화, 근로시간 단축 등 인건비 상승, 글로벌 리스크 등 중소기업을 둘러싼 부정적 경영환경으로 인해 자금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량업체 중심으로는 대출환경이 개선되었으나 일시적 경영난을 겪는 업체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책자금 지원 확대와 불황 시 대출축소 개선 요구가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중기중앙회가 취약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자금조달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계속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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