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회 어린이ㆍ청소년 부문 수상작 ‘강이’
강이
이수지 지음
비룡소 발행ㆍ80쪽ㆍ1만3,000원

해마다 이야기가 나왔듯이 어린이ㆍ청소년 부문은 한꺼번에 아우르기에는 해당되는 도서의 범위가 너무 넓다. 한 해 동안 나온 그림책, 동시집, 동화책, 청소년소설, 어린이 교양서, 청소년교양서 가운데 단 한 종을 선정하고 있는데 심사의 비교 기준을 정하는 일부터 쉽지 않다. 올해도 부문을 나눠야 한다는 논의 끝에 그림책과 동화책이 공동 수상하게 되었다.

수상작 ‘강이’는 80쪽으로 된 그림책이다. 이 작품의 판형은 154x215㎜로 일반적으로 접하는 그림책보다 크기가 작은 직사각형이다. 한국인 최초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에 최종 노미네이트되었던 이수지 작가의 신작이다.

이 작품을 읽는 독자는 그의 전작 가운데 몇 권을 나란히 떠올린다. ‘검은 새 L’Oiseau Noir(천둥거인, 2007)’에서 엄마 아빠의 심각한 대화를 엿듣고 불안에 떨던 어린이 곁에는 납작하게 엎드려 아이의 두려움을 나눠 갖는 강아지가 있었다. ‘강이’에는 무참히 버려져 철창에 갇힌 강아지의 공포를 함께 느끼고 그를 구조하는 두 어린이가 있다. 강이는 이 두 아이들과 신나게 놀면서 커다란 검은 개로 자란다.

‘이렇게 멋진 날(2017)’에서는 비 오는 날의 강이를, ‘선(2017)’에서는 하얀 겨울 얼음판 위를 뛰어다니는 강이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작가는 ‘파도야 놀자(2007)’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책 전체에 걸쳐 흑백의 절제된 드로잉에 하늘빛 파랑 한 가지 색만을 쓴다.

이수지 작가에게 강아지의 자유는 어린이의 자유다. 그리고 어린이의 자유는 인간의 자유다. 그는 어린이와 동물을 귀여움으로 대상화하고 온갖 화사한 색으로 덧칠하는 상업적 이미지와 달리 흑백의 정직한 필터로 존재의 기쁨과 슬픔을 과장 없이 그려낸다. 이수지의 그림책은 외면당한 존재들을 향한 존중의 그림책이다.

독자는 글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그의 그림책에서 아이들의 함성과 그 소리가 반가워서 컹컹 짖으며 달려오는 강아지의 몸짓을 듣고 본다. ‘강이’는 그림책을 통해 예술을 경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이수지 작가의 간결하고 강렬한 성취이며 2019년의 걸작이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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