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회 교양 부문 수상작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중공업가족의 유토피아
양승훈 지음
오월의 봄 발행ㆍ332쪽ㆍ1만6,900원

올해 교양부문 본심에 올라온 후보작들은 사회, 법, 과학, 환경, 인권, 역사, 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 고르게 분포했다는 점에서 다양성이라는 덕목은 만족시켰다.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시대적 고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어느 하나 수상작이 되기 부족한 작품이 없었다. 당연히 치열한 토론과 논쟁이 오갔다.

‘스피노자의 거미’는 보기 드문 수작이었고, ‘공룡의 생태’는 이정모 관장이 극찬한 작품이었다. ‘탈코르셋’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다만 구성의 나열성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는 끝내 아까웠다. 환경과 생태에 대한 기존의 사고를 뒤흔든 빼어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랬다.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다툰 두 작품은 ‘중공업가족의 유토피아’와 ‘불평등의 세대’였다.

‘불평등의 세대’는 몇몇 심사위원들이 통계의 임의적 해석에 약간의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고 이 주제가 이미 낡은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세대와 갈등에 대해 이만큼의 날카로운 분석과 탁월한 해석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적 대안의 제시를 담은 사회학적 접근이 없었다는 점에서 끝내 수상작으로 선택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중공업가족의 유토피아’는 특정한 도시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오랫동안 조사함으로써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상찬 받기에 충분하다. 대기업 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들의 괴리와 원청과 하청의 모순 등도 균형적으로 서술하면서 산업화 세대가 퇴조하는 현실에서 조선산업의 중심지 거제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실을 때론 냉정하게 때론 따뜻하게 조명한다. 동시에 여전히 남성 생계 부양자라는 물질적 토대와 그에 따른 가부장적 가족 모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감 없이 서술한다. 첫 직장이 조선소였던 양 교수는 수없이 거제를 오가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삶을 추적하며 치밀하게 그려냈다. 교양으로서의 사회학의 모델이 될 만한 작품이다. ‘올해의 책’이라는 상찬에는 미치지 못해도 이만한 사회학적 저술을 교양서적으로 끌어올린 수준은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이 수상이 양 교수의 그간의 노력에 대한 작은 보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경집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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