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노동당 전원회의 열어 내년 北 전략적 방향 결정
‘크리스마스 선물’ 땐 의미 반감… 中 교감따라 무력시위 할 수도
25일 오후 현재 북한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공포탄이 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진짜 선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1일에 발표하는 신년사를 통해서다. 이달 26, 27일 열릴 것이 유력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거쳐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대남ㆍ대미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대외 메시지를 낼 때마다 ‘공식 회의를 소집하고 토의를 통해 의사 결정을 한 뒤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공식을 따라 왔다. 이번 ‘공식 회의’는 당 중앙위 전원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중앙위정치국 상무위는 이달 3일 “혁명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해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12월 하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신년사 준비 일정 등을 감안하면 전원회의는 26, 27일쯤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전원회의에서 2020년 북한의 전략적 방향을 결정하고,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을 발표할 것”이라며 “애초 외무성 부상이 말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김 위원장이 내놓을 신년사의 의미를 반감시키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내놓을 ‘새로운 길’의 핵심 메시지는 자력 갱생과 자위적 국방력이 될 전망이다. 2020년이 북한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끝나는 해인 만큼, 김 위원장이 그간 성과를 강조하고 자력갱생의 결의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내세울 자위적 국방력 강화 기조의 ‘내용’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10월 실시한 SLBM ‘북극성-3형’ 시험의 추가 발사시험이 필요하고, 최근 두 차례 ICBM 엔진 연소 시험을 한 것이 근거다. 이 시험들이 실시되면 북미 대화의 판은 깨지고 ‘화염과 분노’의 시기로 불린 2017년 극단적 대립 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북한 억지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어게인 2017’로 회귀하는 초강수를 두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경제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중국 움직임에는 앞으로 북한 비핵화 과정에 중국이 일정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중 간 물밑 접촉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든든한 ‘뒷배’인 중국 뜻을 북한이 거스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강경 메시지를 발신한 뒤 북한이 수위를 조절해 가며 무력 시위를 하는 것으로 미국을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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