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 첫 해돋이 명소 풍성
봉긋하게 솟은 두 바위틈으로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수줍게 내밀었다. 19세기 자연주의 화풍을 이끈 밀레의 그림을 보듯 평온하고 따사로웠다. 충남 당진시 왜목마을은 서해에서 낭만적인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손에 꼽힌다. 당진시에 따르면 이곳의 해맞이 풍경이 중국 공영방송 CCTV를 통해 내년 1월 1일 생중계된다. 한국의 해돋이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셈이다.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한국의 해돋이 절경이 해외까지 입소문이 난 것이다.
경북 포항시 호미곶에도 일출을 보기 위해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이 올 하반기 최대 화제작이었던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 촬영지로 새삼 주목 받고 있어서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 첫 해돋이를 어디서 보면 좋을까. 서울에도 손꼽히는 해돋이 명소는 많다. 광진구 아차산엔 해마다 4~5만 명이 신년 해돋이를 보러 몰린다. 산세가 완만한 데다 해맞이 광장까지 가는 약 1km의 등산로를 청사초롱이 환히 비춰 운치까지 더해 찾는 사람이 많다. 해돋이 명소로 소문이 나다 보니 관련 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내년 1월 1일 아차산에선 해돋이 행사로 성악 및 풍물패 공연을 비롯해 연날리기 퍼포먼스가 열린다.
서울에서 서쪽 하늘을 향한다면 아차산이 있고, 동쪽에선 서대문구 안산이 해돋이 장소로 유명하다. 안산 자락길을 이용하면 보행 약자도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다. 성동구 응봉산은 한강과 서울숲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해돋이를 볼 수 있어 일출 명소로 불린다. 강북구 북한산은 역동적인 해돋이를 원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사단봉에 올라 만세 삼창을 하며 새해 인사를 나누는 게 현지 관행으로 자리 잡아 새해 첫날 넉넉한 인심을 확인할 수 있다. 노원구 수락산은 ‘평화 기원’으로 소문난 해돋이 장소다. 이곳에선 내년에도 해돋이 행사로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기원하는 평화의 불 점화식이 열린다.
수도권에도 가봐야 할 해돋이 장소는 즐비하다. 인천 월미공원 전망대와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옹진군 선재도은 해맞이 장소로 제격이다. 확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다. 중구 용유도 거잠포선착장은 해맞이와 해넘이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사진작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공항철도는 거잠포 해맞이 열차도 운영한다.
새해 첫 일출은 오전 7시 26분 독도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서울에선 독도보다 21분 늦은 47분부터 일출을 볼 수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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