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벳조인트·조인트스타즈·글로벌호크·코브라볼 등
북한이 공언한 ‘크리스마스 선물’ 무력 시위를 염두에 두고 미국이 크리스마스 심야에 정찰기 4대를 모두 출동시키는 이례적 감시 작전을 펼쳤다.
25일 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미국 공군의 RC-135W 리벳 조인트,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 RQ-4 글로벌호크, RC-135S 코브라볼 등 정찰기 4대가 잇달아 한반도 상공 및 동해 상공에서 대북 감시ㆍ정찰비행 작전을 수행했다. 미군 정찰기는 이달 19일부터 연일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4대가 출격한 건 이례적이다.
RC-135W와 E-8C는 각각 한반도 3만1,000피트(약 9.448m) 상공에서, 글로벌호크는 5만3,000피트(약 1만6,154m) 상공에서 비행했다. RC-135S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미군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동해 상공에서 작전 비행을 했다.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 RC-135W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산되는 신호를 포착하고,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E-8C는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로 250㎞ 이상 거리를 탐지하고 지상표적 600여개를 동시에 추적 감시할 수 있다. 또 고도 9~12㎞ 상공에서 북한 해안포ㆍ장사정포 진지, 전차부대 등 지상병력 및 장비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다.
최근 우리 공군에 1대가 인계된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이용해 지상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 무인정찰기이다. 한 번 출격하면 38~42시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사실상 24시간 감시가 가능하다. RC-135S는 최첨단 전자광학 장비를 갖춰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정찰기다. ‘크리스마스 선물’ 중 하나로 예측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탐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정찰기의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주일미군 소속 KC-135R 공중급유기도 이날 동해 상공으로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통상 정찰기의 위치식별 장치를 끄고 작전을 수행해왔지만 북한의 무력시위 암시 발언 이후 최근에는 식별장치를 켜고 공개 비행을 하면서 북측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앞서 이달 3일 북한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담화문을 내고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북측이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북측에선 별다른 무력시위 조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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