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춥지 않은 올 겨울 날씨가 연말 소비 시장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겨울이 오다가 만 것 같은 날씨에 연말 ‘특수’를 누려왔던 스키나 스노보드 등 겨울 레저 용품 수요가 주춤한 반면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 킥보드 등 바깥에서 즐기는 레저 용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5일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22일까지 한 달 간 레저 생활 용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접이식 자전거는 92%, 로드 자전거는 39%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악자전거(MTB)는 10% 늘었으며 킥보드(23%), 인라인 스케이트(54%) 매출도 상승했다.
자전거 관련 용품도 덩달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같은 기간 자전거 라이트는 36%, 핸드폰 거치대 등 액세서리는 72%, 자전거 관련 의류는 86% 증가했다. 특히 자전거 전용 야광 밴드는 지난해보다 6배(511%) 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표적인 겨울 스포츠 용품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키 장비는 7%, 보드 장비는 11%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유독 따뜻한 올 겨울 날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1.1도로 2006년(영하 0.7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또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 눈이 내린 날은 하루뿐으로 최근 같은 기간 20년 평균 눈이 내린 날(6.8일)보다 훨씬 적었다
정용철 옥션 패션레저실 팀장은 “겨울에는 스키 용품 수요가 급증하고 도심형 야외 레저 용품은 주춤하기 마련인데 포근한 날씨 탓에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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