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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금지법’으로 알려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금의 타다는 ‘1년 6개월 시한부 선고(법 공포 1년 후 시행+6개월 유예기간)’를 받는다. 타다가 운행의 근거로 삼고 있는 ‘렌터카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 예외허용 조항(11~15인승 승합차 임차시)’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개정안이 보장하는 대로 타다가 택시 면허를 사서 다시 시장에 나서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1년 6개월 사이 타다가 원하는 만큼의 면허를 구할 수 있을지, 그만한 돈을 들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앞으로 타다와 유사한 다른 서비스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수백만명이 이용했던 타다는 한때 강렬했던 추억으로 남을 판이다.

타다가 끝내 좌초한다면 미래의 예비 창업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어렵게 시장에 자리를 잡아도 타다처럼 기존의 성취를 포기해야 한다면, 한국에선 소비자의 마음뿐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여론과 제도 변화의 벽까지 넘을 계산을 해야 한다면, 이 땅에서의 창업을 더 망설이지 않을까.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신산업은 명확한 규제가 없는 영역에서 출발했다. 수공업의 세계에서 증기기관이 그랬고, 마차의 세계에서 자동차가 그랬다. 기계화를 폭력으로 막으려 했던 19세기 초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과 자동차의 대중화를 제도로 억눌렀던 19세기 중반 ‘붉은 깃발법’은 당시 사회가 신산업에 꺼내 든 규제였지만 지금은 시대착오의 대명사처럼 일컬어진다.

파생결합펀드(DLF)가 손실을 보니 시중은행에서 팔지 말라고 한다. 당초 “바다가 위험하다고 수영을 금지하는 게 맞는지”라고 망설였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여론에 밀려 결국 물러섰다. “일괄 판매 금지를 하면 (그 동안 고객 보호를) 잘 해온 은행까지 기회를 박탈당한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은행의 경쟁력이 생기겠나”라고 했던 여당 국회의원(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우려도 묻혀버렸다. 이제 은행에선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고, 원금 손실 위험성이 20~30%에 못 미치는 상품만 팔 수 있다.

은행에서 DLF를 못 팔게 하면 투자자의 손실 위험은 줄어들까. 지금 모든 투자자에게 최대의 적은 저금리다. 예적금 이자만 바라보다가는 굶어 죽을 처지이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수익률 높은 사냥터로 나선다. 너른 들판의 은행 사냥터를 막는다고 배고픔은 사라지지 않는다. 되려 산너머 물건너 사냥터를 찾아 먼 길을 헤매게만 만들 수 있다.

2016년 큰 손실을 부른 홍콩 주가연계증권(ELS)도 1년여의 판매금지를 맞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팔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허기가 계속되는 한, 조만간 DLF 은행 판매 금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또 커질 것이다.

평소 ‘편하게 이자놀이만 한다’는 비난에 시달리던 은행들은 이번 조치로 수수료 장사도 여의치 않게 됐다. 다른 수익을 늘려야 한다. 요즘은 은행도 미래 혁신산업에 투자할 것을 강조하는데, 이런 모험적인 투자는 대기업 대출보다 성공 확률이 훨씬 낮다. 손실이라도 크게 보면 그땐 혁신산업 투자도 쳐다보지 말라고 할건가.

2014년 카드정보 유출사태는 이른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강화시킨 계기였다. 민감한 개인 정보가 샐 여지를 줄이자는 취지는 의연했지만, 우리 사회는 데이터를 쓰지 말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우리는 4차산업 시대의 쌀이라는 빅데이터를 창고에 묵히고 있다.

무언가 위험하니 아예 하지 말라고 하는 건 하수 중의 하수다. 허용하되 부작용에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어렵고 불편하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는 길이다. 타지마, 팔지마, 쓰지말라고 외치는 건 미래의 창업가들에게 꿈꾸지 말라는 말로 들릴 수 있다. 하지 말라고만 해서는 한 발짝도 못 나간다.

김용식 경제부장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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