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극장가는 마블과 20세기 폭스를 인수한 디즈니가 장악했다. 1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이른바 '천만영화'가 올해 총 다섯 편 탄생했는데, 세 편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배급했다.
한 해에 다섯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2014년에 '명량' '국제시장' '겨울왕국' '인터스텔라' 등 네 작품이 '천만영화'에 등극한 바 있다. 5년 만에 그 기록을 깨게 됐다.
2019년 상반기에는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이 천만 고지를 넘었고, 하반기엔 '겨울왕국2'가 1,279만 명을 끌어모으며 '열일' 중이다. 아직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어 최종 관객수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극한직업'은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입소문을 탔다.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맛집으로 유명해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이다. 1,626만 5,618명을 동원해 역대 영화 순위 2위에 안착했다.
북미 개봉 후 연일 수상 낭보를 전하고 있는 '기생충'은 국내 개봉 당시 평일임에도 불구, 첫날 56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화력을 과시했다. 개봉 5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해 화제가 됐다. 누적관객수는 1,008만 5,123명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22번째 작품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1,393만 4,592명을 동원하며 역대 영화 관객수 순위 5위에 올랐다. '알라딘'은 입소문을 타고 뒷심을 발휘해 1,255만 2,283명을 모으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역대 영화 순위는 12위로, '겨울왕국2'가 최근 이 기록을 넘어섰다.
'겨울왕국' 시리즈는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최초로 두 작품 모두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1편(2014)은 개봉 46일 차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2편은 개봉 17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디즈니 파워를 입증했다.
하지만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있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겨울왕국2'는 개봉 첫주 2천개 이상의 스크린을 차지했는데, 이에 대한 반발이 일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겨울왕국2'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영화 '겨울왕국2' 개봉에 따른 스크린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영화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은 "'블랙머니' 스코어가 올라가는 상황인데도 지난 21일 갑자기 극장수가 줄었다. 스코어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갑자기 줄어든 것이다"라며 불공정한 경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일부 관객들은 아무리 상영관 수가 많아도 작품이 좋지 않으면 관객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겨울왕국2'는 개봉 전부터 폭발적 관심을 모았는데, 개봉 첫 날 2,340여개 스크린에 상영돼 60만 6천명을 불러모았다. 이 작품은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를 그렸다. 전작보다 성숙하고 깊어진 메시지를 전해 호평 받았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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