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삽화. 송정근 기자

몸에 든 멍을 신앙으로 설명하기 위해 신은 내 손을 잡고 강변을 걸었다 내가 물비린내를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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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함께 내려올 천사에 대해, 천사가 지을 미소에 대해 신이 너무 상세히 설명해주었으므로 나는 그것을 이미 본 것 같았다

반대편에서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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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저렇게 사랑하세요? 내가 묻자

신은, 자신은 모든 만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저만 사랑하는 거 아니시잖아요 아닌데 왜 이러세요 내가 소리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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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분들 싸우나봐, 지나쳤던 연인들이 소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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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침착하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는 신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고 강을 보고 걷는다

강에 어둠이 내려앉는 것을, 강이 무거운 천처럼 바뀌는 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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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두르고 맞으면 아프지만 멍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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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목소리가 멎었다 원래 없었던 것처럼

연인들의 걸음이 멀어지자 그는 손을 빼내어 나를 세게 때린다  

차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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