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화면 보호에 필요한 유리기판(커버윈도)을 만드는 국내 한 벤처 기업의 최대주주로 올랐다. 이 벤처는 접을 수 있는 초박막유리(UTGㆍUltra Thin Glass) 가공 기술을 가지고 있는 유망 기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포함해 내년 2월 공개 예정인 차기 폴더블폰 패널 공급사이기 때문에 2월 새 갤럭시 폴드에 UTG가 채택될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벤처투자와 결성한 신기술사업투자조합(SVIC) 펀드를 통해 최근 비상장사 ‘도우인시스’의 장외 주식 60만주를 135억원에 추가 매수했다. 이로써 삼성디스플레이 보유 지분은 기존 18%에서 27.7%로 최대주주가 됐다.
2010년 설립된 도우인시스는 두께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박형 유리 가공과 강화 공법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업계에서 받는 곳이다. 삼성벤처투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2018년부터 꾸준히 투자를 하면서 UTG 기술 최적화를 지원해 온 배경이다.
기존 갤럭시 폴드의 유리기판에 쓰인 소재는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투명폴리이미드필름(CPI)이다. CPI는 탄성이 좋다는 특징 때문에 폴더블 제품에 적합한 소재이지만, 긁힘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CPI 대안으로 제조사들의 주목을 받는 게 내성이 강한 UTG다. 하지만 아직 양산 기술 수준이 CPI보다 낮아 작은 충격에 깨질 수 있다는 우려로 먼저 도입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UTG가 CPI를 대체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다양한 폴더블폰 제품이 계속 출시될 것이고 어떤 소재가 더 적합한지, 대세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다양한 기술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도우인시스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UTG 기술 수준이 많이 접어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올라온 것으로 안다”며 “삼성이 새 폴더블폰에 새 소재를 투입하면서 디자인이나 제품 용도별 소재 적합성 등을 심도 있게 들여다 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책처럼 세로를 중심으로 양 옆이 접히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내년 초 공개되는 신제품은 가로를 중심 축으로 위 아래가 접히는 ‘클램셸’ 디자인이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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