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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에서 열리는 류현진의 빅리그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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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에서 열리는 류현진의 빅리그 인생 2막

입력
2019.12.23 18:00
수정
2019.12.23 21: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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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류현진- 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류현진- 송정근 기자

자유계약선수(FA) 류현진(32)이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역대 최고 대우를 받으며 토론토로 향한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 ESPN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23일(한국시간) “류현진이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약 929억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계약 조항에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함시켰고, 옵트 아웃(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 취득)은 없다.

연평균 2,000만달러에 달하는 ‘잭팟’을 터뜨린 류현진은 1,857만달러의 추신수(37ㆍ텍사스)를 넘어 한국인 FA 중 최고액을 찍었다. 총액 8,000만달러는 2013년 12월 7년 1억3,000만달러에 텍사스와 계약한 추신수 다음으로 많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6)는 2001년 12월 텍사스와 5년 6,500만달러(연평균 1,625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토론토 구단 역사를 통틀어서도 ‘역대급’ 대우다. 2006년 외야수 버논 웰스의 7년 1억2,600만달러, 2014년 포수 러셀 마틴의 5년 8,20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액수에 도장을 찍었다. 올해 토론토에서 뛴 선수 중 최고 연봉자는 내야수 저스틴 스모악(800만달러), 투수로는 마커스 스트로맨(740만달러)으로 류현진에게 한참 못 미친다.

한화에서 2006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2013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친정 팀 한화에 LA 다저스의 응찰액 2,573만달러를 안기고 류현진은 다저스와 6년 3,600만달러에 계약했다. 2018년 계약 기간을 채워 FA 자격을 취득한 후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리그 고액 연봉자 125명의 평균 금액을 받는 1년 계약)를 받아들여 1,790만달러에 사인했다.

그리고 올해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의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평균자책점 전체 1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로 주가를 높인 류현진은 FA 시장에 나가 6~7개 팀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았고, 결국 8,000만달러를 제시한 토론토로 새 행선지를 정했다. 류현진보다 앞서 캐나다로 국경을 넘은 한국인 빅리거는 김선우(2002~04ㆍ몬트리올), 오승환(2018ㆍ토론토)이 있다.

류현진. 연합뉴스
류현진. 연합뉴스

2020년 빅리그 8년 차를 맞는 류현진은 익숙했던 서부 시간보다 3시간 빠른 동부 시간에 적응해야 한다. 류현진의 등판을 TV로 지켜보는 국내 야구팬도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다저스의 경기는 보통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쯤 열렸지만 토론토의 경기는 오전 8시 전후로 펼쳐진다. 오전 2시, 5시 경기도 예정돼 있어 새벽잠을 설칠 수도 있다.

‘베이브 류스’라고 불릴 정도로 타격에서도 재능을 보였던 류현진이지만, 타석에 서는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아메리칸리그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와 달리 지명타자 제도를 적용한다. ‘타자’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팀과 맞붙는 인터리그 원정 경기에서만 볼 수 있다. ‘투수’ 류현진으로서도 쉬어갈 타순이 없는 아메리칸리그는 내셔널리그보다 부담스럽다. 특히 토론토가 속한 동부지구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화력을 갖춘 뉴욕 양키스, 보스턴이 포진해있다.

최지만이 몸담고 있는 탬파베이도 같은 지구라, 동산고 출신 한국인 투타 맞대결을 자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내셔널리그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김광현(31)과의 선발 맞대결 가능성은 적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토론토와 세인트루이스는 2020시즌 네 차례 격돌한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류현진과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대결한 적이 없다.

한편, 크리스마스 전에 류현진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안긴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올겨울에만 자유계약선수(FA) 계약만으로 10억달러(1조1,620억원)를 넘기는 엄청난 수완을 발휘했다. 보라스의 고객 투수 게릿 콜은 양키스와 9년간 3억2,400만달러, 타자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과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는 나란히 7년 2억4,500만달러라는 ‘잭팟’을 터뜨렸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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