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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대북 최대 압박은 거짓… 백악관 정책 실패 인정을”

입력
2019.12.23 17:53
수정
2019.12.23 19: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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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北 이해 못한 채 요구만”… 美내부 대북외교 실패론 ‘솔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 실패론’이 도마에 올랐다. 대북 강경파 진영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철저한 압박을 비난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 교착 국면의 원인을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 부족에서 찾았다.

대북 매파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관료들이 북한의 핵무기를 중단시켰다고 선언할 때 진정으로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그랬다면 다른 방향의 정책을 추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대북정책에서 잘못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주장하는 대북외교 실패론의 요지는 비핵화 의지가 없는 북한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지 않았거나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생각은 유감스럽게도 사실이 아니다”면서 해상에서 북한이 불법 유류를 운송할 때 이를 차단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걱정하지 않는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과 일본 등 우리 동맹과 이 지역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트럼프 정부가 ‘그간 노력했지만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인정한 뒤 북한이 미국을 조롱한다면 실제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방한 중 북한의 도발이 한반도의 평화ㆍ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 발언을 가리켜 “‘올해의 절제된 표현상’을 수상할 게 확실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정부가 북한을 이해하지 못한 채 너무 많은 요구를 함으로써 현재의 긴장 국면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드는 과정을 분석한 기사에서 “모호한 미래투자에 대한 대가로 핵 포기를 요구한 트럼프 정부의 ‘빅딜’ 주장은 북한을 전혀 끌어들이지 못한 도박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한미 연합훈련 중단도 이행할 수 없는 약속으로 북한에 배신감만 느끼게 했다”고 혹평했다.

WP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조기 종료함으로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모욕감을 준 것을 최대 실수로 꼽았다. 이는 점진적인 관계 개선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ㆍ감소시키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잡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대북 강경파와는 상반된 방향에서 대북외교 실패론을 제기한 것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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