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원 탄핵심판 절차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문건의 추가 공개로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발단이 된 7월 25일 미ㆍ우크라이나 정상 간 통화 이후 91분만에 4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보류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이 나오자 민주당은 증인 출석 요구로 공화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마이클 더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가원조프로그램 부국장은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가 끝난 지 91분 후 국방부에 이메일을 보내 “내가 받은 지침과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재검토 계획의 일환으로 추가적인 국방부 기금 관련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비영리 감시단체 공공청렴센터(CPI)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OMB와 국방부에서 받은 이메일 등 146쪽 분량의 문건에 포함됐다. 백악관 공개 녹취록에 따르면 이날 두 정상 간 통화는 오전 9시3~33분에 이뤄졌고 이 문건의 이메일 발송 시간은 오전 11시4분으로 표시돼 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하원에서 가결돼 상원 표결이 남은 탄핵소추안의 핵심 혐의 중 하나인 권력남용과 연관돼 있다. OMB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보류 문제는 이미 7월 18일에 다른 부처에 통보했다는 입장이지만 “(더피 부국장의 이메일은) 첫 공식 조치가 7월 25일에 이뤄졌음을 보여 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이 문건을 인용해 공세에 나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증인도, 문서도 없는 탄핵심판은 엉터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더피 부국장의 상원 탄핵심판 증인 출석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폭발력 있는’ 이메일을 통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도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결백하다면 왜 이 사람들(더피 부국장 등)이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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