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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팀 의료진만 300여명... 이제껏 국내 심장이식 절반을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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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팀 의료진만 300여명... 이제껏 국내 심장이식 절반을 시행”

입력
2019.12.24 05: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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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 인터뷰

정철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은 “심장질환이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기에 적절한 생활습관과 운동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정철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은 “심장질환이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기에 적절한 생활습관과 운동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심장질환은 사망 원인 2위다. 성인 돌연사 70% 정도가 심근경색·부정맥 같은 심장질환 때문이다. 비만 고혈압 당뇨병 흡연 운동부족 스트레스 이상지질혈증 등 위험인자가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1989년 서울아산병원 개원과 함께 심장센터로 시작해 2009년 병원 내 전문병원으로 새 출발했다. 개원 10년을 맞은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의 정철현(58) 심장병원장(흉부외과 교수)을 만났다. 정 원장은 심부전 수술 등을 연간 250회 이상 시행할 정도로 여전히 열정적인 ‘칼잡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31개 중환자 병상과 183개 입원실, 4개 심장수술실을 갖추고 365일 상시 응급 진료하고 있는 세계적인 규모의 전문 심장센터다.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 310명과 심장검사팀 60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혈관외과 전문의가 활발히 협진하는 심장팀(Heart Team)은 연간 20만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2,000건의 개심술(開心術)과 2,600건의 관상동맥 스텐트시술 등을 시행하고 있다.

-사망원인 2위나 되는 심장질환을 꼽자면.

“심장질환은 최근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에 올랐다. 심장질환으로는 심장이 쉬지 않고 뛸 수 있도록 심장 근육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에 생긴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심장 안쪽에서 2개의 심실과 2개의 심방을 나누는 문인 판막에 퇴행성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심장이 제대로 뛰지 못하는 부정맥(不整脈),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심장 기능이 떨어져 순환장애를 일으키는 심부전(心不全),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전신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인 대동맥과 말초동맥에도 여러 가지 병이 생긴다.”

-지난 10년 동안 심장질환 치료를 선도했는데, 그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우리 심장병원은 고령인이나 다른 질환 때문에 수술할 수 없었던 심장질환 환자도 치료가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국내 심장치료의 비수술시대’를 열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1989년 국내 최초로 승모판협착증 환자에게 ‘풍선판막확장술’을 성공했고, 1991년에는 협심증 환자에게 스텐트시술을 처음으로 시행했다. 현재 연간 2,600여건의 국내 최대 심장 스텐트중재시술을 시행하면서 99.9%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심장혈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좌관동맥 주간부(Left main)에도 스텐트시술이 가능하다는 걸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이로써 현재 좌관동맥 주간부 병변 환자의 3분의 2가 스텐트시술을 받고 있다. 2010년에는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나 고령의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스텐트 시술을 국내 처음으로 시행해 지금까지 700례 정도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99%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심장중재시술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 심장병원은 심장수술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실적과 치료성적을 거두고 있다. 1992년 국내 처음으로 심장이식을 시행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 심장이식의 절반 가량인 750례 이상 시행했다. 말기 심부전 환자는 뇌사자에게서 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 대부분 약물 치료로만 연명하다가 사망하는데 심실을 보조해 심장 기능을 살리는 3세대 심실보조장치(인공심장)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우리 심장병원은 3세대 심실보조장치 수술에 성공했다.

또한 부정맥 치료에서는 1996년 돌연사 예방을 위한 삽입형 심장제세동기 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고, 최근 3차원 검사기기와 냉각도자절제장치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춰 심방세동(心房細動) 환자를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져 95% 이상의 치료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다.”

-진료 뿐만 아니라 연구·교육 분야도 괄목할 발전을 이룩했는데.

“세계 최고 임상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국내 연구진이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2000년 이후 10편에 불과한데 우리 심장병원 의료진이 모두 7편의 논문에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NEJM은 실제 임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나타내는 피인용지수(impact factor)가 72점으로 피인용지수 1위다. 이 밖에 미국심장학회지(JACC)·서큘레이션(Circulation) 등 세계적인 심장학술지에도 연구 논문을 많이 실으면서 심장질환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전 세계 수많은 의학자가 우리를 찾고 있다. 특히 박승정 심장내과 석좌교수는 전 세계에서 4,000여명이 모이는 관상동맥 중재시술 국제학술회의(TCTAP)를 24년째 개최하는 등 매년 3개 국제 학술회의를 열어 전 세계 석학과 젊은 의학자에게 라이브 시연 등 다양한 학술 교류의 장을 열었다. 또한 2009년부터 매달 ‘아산 심혈관 중재시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36개국 1,400여명이 심혈관중재술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앞으로도 진료·연구·교육 등에서 세계적인 리더 역할을 다하겠다.”

-심장질환 환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2030년에는 기대 수명이 90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인 심장질환은 적절한 생활습관과 운동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질환이 이미 생겼다면 전문가를 찾아 적절히 치료하고, 병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하고 생활습관도 교정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정철현(왼쪽에서 세 번째)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이 심부전 환자에게 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정철현(왼쪽에서 세 번째)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이 심부전 환자에게 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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