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 논문 ‘가계 소득분포 변화 연구조사’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상대적 빈곤율’이 감소했다는 주장을 담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가계소득이 증가해 중위소득의 50~60% 이하인 인구비율이 줄었다는 의미로 최저임금 인상이 부의 재분배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감소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적도 있지만, 임금상승 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이다. 최저임금은 지난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2018년 16.4%, 2019년 10.9%)을 보였다. 중소상공인 등이 인건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작용이 크다는 비판에 부딪히면서 내년 인상률은 역대 세 번째로 낮은 2.87%로 결정되기도 했다.
20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19년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황선웅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이 가계소득 분포에 미친 효과’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2017년과 2018년 소득분배지표와 최저임금 인상과의 상관관계 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 50~60% 이하 인구비율인 ‘상대적 빈곤율’을 감소시켰다. 가계소득분포가 전반적으로 소득이 높은 방향으로 이동했는데, 이는 전보다 높은 소득 구간의 가계비율이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중위소득 75% 구간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고, 120% 구간까지도 영향을 받았다. 분위별 소득수준 변화에서도 소득분포 하위 20~30분위 가구의 소득수준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중간층의 소득 점유율 역시 증대됐다.
황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에 의한 임금상승 효과가 (잠재) 고용감소 효과를 압도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득분포 최하위 가구에서 큰 변화가 없는 이유로 해당 가구에 취업자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들을 위한 적극적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노동, 젠더, 플랫폼 일자리 등과 관련한 논문 20여편이 발표됐다. 박철성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한국 노동시장에서 결혼의 임금 프리미엄 연구’ 논문에서, 남성 직장인의 임금은 결혼 후 6% 상승하는 데 반해 여성 직장인의 결혼은 임금과 승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남성 직장인 결혼의 임금 프리미엄이 생산성 증가 때문인지 사용자의 선호 때문인지 등 그 이유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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