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송년 기자간담회 “정치의 품격 지키겠다”
‘자신의 정치’ 방향으론 ‘실용적 진보주의’ 제시
“정치인에게는 조직 내 기반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에 대한 호소력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리고 후자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어려운 시대를 건너가는 것이 정치의 역할인데, 작은 조직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정치의 임무에 부합할까 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세종시 총리공관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당내 자기 세력이 적다’는 것이 정치인 이낙연의 취약점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애써 부정하지 않으면서, 높은 국민적 지지도가 자신의 독보적인 자산임을 강조한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총리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여의도 입성 전 각오도 밝혔다. 이 총리는 “국민이 갈증을 느끼는 건 정치의 품격, 신뢰감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가 다시 돌아갈 그곳(국회)이 정글 같은 곳이지만 국민이 신망을 보내주셨던, 그러한 정치를 견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품격의 정치’를 다짐했다. “주요 정당들이 접점 쪽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면 접점을 찾기가 쉬울 텐데 자기 쪽을 뒤돌아보며 정치를 하다 보니 점점 멀어지는 거 아닌가, 앞으로 훨씬 더 많은 갈등을 겪을 텐데 그 때 정치는 어디 있을 것인가 걱정을 많이 한다”는 말로 ‘대화와 타협’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이 총리는 또 ‘실용적 진보주의’를 자신의 지표로 제시했다. “진보는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고, 실용은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부연하며 이 총리는 “추구하는 가치가 중요한 만큼,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실용을 포기하면 안 된다. 해법을 찾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제가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인 표현대로라면 “두 걸음을 가겠다고 말만 하는 것보다, 한 걸음을 가더라도 일단 내딛는 것이 낫다”는 것으로, 허황된 가치를 마냥 좇기보다는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향후 거취와 관련, 이 총리는 “제가 무엇을 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도, 논의되지도 않았다. 그것을 제가 요청하거나 제안하기보다는 소속 정당의 뜻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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